[연대활동] 여성가족부 폐지를 막는 이어말하기 집회

  • 일시: 2022년 4월 16일(토) 오후 1시-4시 30분
  • 장소: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 앞
  • 프로그램
  • 1부. 역사적 소명은 끝나지 않았다 – 오프닝 공연: 아프리칸댄스컴퍼니 따그, 참가자 발언
  • 2부. 우리는 성평등 정부를 원한다 – 공연: 가수 신승은, 참가자 발언, 율동 공연
  • 3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 공연: 가수 오지은, 참가자 발언, 노래 공연, 퍼포먼스

발언 – 성미래(여성인권센터 보다)

안녕하세요. 불안과 참담함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성인권센터 보다의 활동가 미래라고 합니다. 기관의 이름이 낯선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제가 일하고 있는 여성인권센터 보다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의 부설 기관으로 성매매여성들을 상담하고 지원하는 상담소입니다. 보통 초기상담은 전화를 통해 이루어지는데요. 성매매피해여성들에게서만 전화가 오는 건 아닙니다. ‘인권센터’라는 이름을 보시고 저희 지원대상이 아닌 분들도 종종 전화를 걸어오십니다. 연계가 가능한 기관을 안내하기 위해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성폭력, 가정폭력, 스토킹, 불법촬영, 장애여성학대 등 여성폭력이 이렇게나 전방위적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안내해드릴 기관이 있을 때에는 다행이다 싶다가도, 연계가 마땅치 않은 분과 통화를 마치고 나면 ‘피해자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여성들이 아직도 많겠지’싶어 착잡해집니다. 저번주에는 미아리 성매매집결지에 방문하여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미아리 성매매집결지가 있는 줄 몰랐다, 언제적 미아리가 아직도 있냐는 얘기도 종종 듣습니다. 아직 있습니다. 60년대에 지어진 다 무너져가는 건물 속에, 마사지베드 하나 들어가는 방에서 20분에 한 타임씩 성매매를 해야 생존할 수 있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20년 전 제가 초등학생일 때 뉴스 속에서 봤던 미아리, 그 때 일하던 여성들이 아직 그대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나야 하는 여성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요즘 저희 기관 이용자들은 ‘여가부가 없어지면 본인의 지원도 끊기는 거냐’고 많이들 걱정하십니다. ‘아직 지원이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여가부가 없어지면 안 되지 않겠냐’고 웃어 넘기지만 너무 막막하고 두렵습니다. 지금의 성매매여성 지원정책은 한 여성이 일상을 회복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한 여성이 성매매로 유입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지 못하고 피해의 사후적인 회복에만 초점이 맞춰진 정책으로는 탈성매매 유지하기가 힘이 듭니다. 성매매여성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만큼의 무게를 지탱하며 삶을 살아가는지 똑바로 바라봐 주십시오. 그리고 성매매여성 지원정책만으로 포섭하기 어려운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장애, 가정폭력피해, 정신질환처럼 다른 기관과 협력해야만 지원이 가능한 사례들입니다. 국가가 성평등의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지원이 가능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성매매여성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 좀 확대해 주십시오. 예산 없다는 얘기 지겹습니다. 성매수나 알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라는 요구도, 성매매여성 처벌하지 말라는 요구도 지겨워 죽겠습니다. 왜 이런 무력감과 좌절감이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평가합니다. 여성가족부 폐지하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은 반성하십시오. 그리고 요구합니다. 성평등 전담부처를 마련하고 성평등 정책을 강화해주십시오. 성매매여성들, 잘 살 수 있는 기회 좀 주십시오. 지겹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하여 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대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