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리치] 3월 아웃리치 후기

“이거 보세요!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구요?” – 보다 활동가 아미

나는 이제 막 두 달을 넘긴 신입 활동가다.

“똑똑똑”

“…”

“똑똑똑, 언니, 상담소에서 나왔어요.”

“…”

업소 문이 쉽게 열리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 언니들을 만나면 너무 반갑다.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언니에게 연락이 오면 당장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데, 오전에서 오후로, 하루, 이틀, 일주일, 몇 개월이 지나가게 된다. 기다리는 마음이 착잡해진다.

하월곡동 집결지는 머지않아 폐쇄될 것이다.

하월곡동 집결지를 처음 봤을 때, 내일 당장 없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좁은 골목길은 울퉁불퉁하고, 골목과 골목은 천막으로 연결되어있다. 그 안에 사람이 살지 않을 것 같은 업소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영업을 중단한 업소는 건물 잔해와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 안이 보이지 않도록 개조된 업소 철문과 하늘을 가리고 있는 천막들은 집결지의 공기를 더욱 음산하게 만든다.

아웃리치를 나갈 때마다 나는 언니들에 대한 성착취 요소가 집약된 현장을 목격한다.

하월곡동 집결지 안에는 포장마차가 즐비하고, 약국, 생선 가게, 애견샵, 미용실, 전당포, 많은 현금지급기가 있다. 성구매자, 업주와 마담, 정화위원회 남성, ‘주사 아줌마’, 대부업자, 성형외과 의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연결은 언니들에 대한 착취로 유지된다.

언니들은 집결지를 벗어나지 않도록 강요받고, 선불금은 언니들이 집결지에 한 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갈 수 없는 올무로 작용한다. 이러한 성착취 카르텔 구조는 한국 사회 곳곳에 같은 모습으로 복제되고 있다.

집결지 폐쇄와 성매매 문제 해결을 바라는 간절함과 달리, 19대 대선 기간 동안 ‘여성’이 삭제되고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는 언설을 접하며 마음은 급해진다. 집결지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성매매문제가 바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현실은 마음을 더 급하게 만든다.

부지런한 발걸음과 간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넓게 닿기를 바라며, 아웃리치를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