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어느 성매매 여성의 비참한 죽음, 위장결혼 불법 송출의 끝은?

지난 3월29일 일본에서 살해당한 성매매여성에 관한 내용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영했다. 이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뉴스엔 박정현 기자]

 

3월 29일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의 한적한 숲속에서 의문의 여행 가방이 발견됐다. 그 안에는 목이 잘리고 관절이 모조리 꺾인 여성의 시신이 들어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정혜정(33, 가명)이었다. 일본명은 하루코. 출장 성매매를 했다.

5월 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하루코는 거기 없었다,한국 여성 토막 살인사건의 진실' 편에서는 지난 3월 끔찍한 사체로 발견된 정혜정 사건을 통해 일본 내 한인 성매매 여성의 불법송출 실태를 고발하고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혜정은 제주도 출생이다.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고 대학 시절엔 도서관에서 일하길 좋아했었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 찾은 일본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성매매뿐이었다.

그녀는 일본 채류를 위해 일본인과 위장결혼을 했고 고리의 빚을 갚기 위해 위험한 출장 성매매를 해야 했다. 그러나 그 끝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비참한 죽음이었다. 시신 발견 2일만에 자수한 용의자는 이누마 세이치(60)라는 남성이었다. 그는 정혜정을 목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그가 밝힌 살인 시점은 2009년 10월이었다.

그러나 정혜정이 사라져 살해당하고 발견되기까지 약 6개월간 그녀를 찾는 이는 없었다. 그녀의 일본 내 지인들은 모두 불법 체류자 신분. 혹은 불법 성매매와 관련된 이들 뿐이었다. 그녀의 존재를 기억하는 이도 많지 않았다.

정혜정의 친구 중 유일하게 합법적 일본 체류자가 있었다. 그녀는 일본의 한국 영사관에 실종 신고를 냈으나 무시당했다. 살해 사건의 철저한 규명을 요청했던 영사는 신고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변명을 내뱉었다.

 

그러는 사이 사건은 잊히고 있었다. 정혜정이 성매매 여성이라는 것. 그리고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일본 언론과 경찰은 진상 규명에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살인범 이누마에 대한 동정 여론까지 확산되는 우려되는 상황이다.

 

결국 정혜정의 시신은 목도 찾지 못한 채 고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유가족은 그녀의 성매매 사실에 철저한 진상규명 조차 요구하지 못했다. 도망치듯 일본을 떠났다.

우리 돈 1,200만원만 생기면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한 정혜정. 그녀는 시신이 돼서야 고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현재 일본엔 그녀와 같은 상황에 처한 여성들이 부지기수이다. (사진= SBS 화면 캡처)

 

박정현 pch46@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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