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나이지리아 ‘성매매 여성’ 구출 지지부진

나이지리아 ‘성매매 여성’ 구출 지지부진
이웃나라 말리로 2만여명 팔려가

 

“그때 일을 생각하면 자살하고 싶어요. 그들은 내가 매춘을 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했어요.”

 

최근 성노예의 사슬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나이지리아 여성 예메시 오고다는 악몽같던 순간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오고다는 수년 전 아프리카 서부국가 말리에 성노예로 팔려갔다. 그를 감금한 폭력조직은 이틀간 아무 음식도 주지 않은 채 말리까지의 여행경비를 갚으라고 강요하며 마구 폭행했다. 오고다는 빚을 갚기 위해 성매매를 하겠다고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임신을 하자 낙태를 강요받았다. 이후 다른 폭력조직으로 다시 팔려갔고,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했다. 오고다는 가족을 다시 만날 때까지 거리에서 구걸로 연명했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말리로 팔려가 성매매를 강요받는 자국 여성이 2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올 상반기부터 말리 당국과 합동으로 이 여성들을 구출하기 위한 ‘팀북투 작전’을 벌였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관리들은 말리 당국으로부터 충분한 협조를 받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말리 당국은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바지 남자’들로 불리는 인신매매 중개자들은 인간화물 트럭을 이용해 ‘중계 경주’를 펼친다. 납치 여성들에겐 미용실이나 슈퍼마켓 같은 일자리를 주겠다고 속인다. 갓 10대 중반의 여성들은 사창가의 좁은 방에서 하룻밤에 20~30명을 상대해야 한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와 말리의 견해 차이로 ‘팀북투 작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나이지리아 국립 인신매매방지기구의 아린제 오라쿠웨는 “이들 여성의 귀환을 가로막는 첫째가 말리 당국의 비협조”라며 “말리에 대한 외교적 압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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