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닷컴> 여성단체 "故장자연 사건, 특검 도입하라"…침묵·촛불 시위 연다

여성단체 "故장자연 사건, 특검 도입하라"…침묵·촛불 시위 연다<세계닷컴>

 

故장자연의 편지가 가짜라는 경찰과 국과수의 발표에 여성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16일 '故장자연씨 친필 편지 관련 국과수의 발표에 대한 논평'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는 논평에서 "한 여성 연예인이 죽음으로써 권력에 의해 짓밟힌 자신의 삶을 세상에 고발했으나 경찰수사과정에서 나타난 혐의사실마저도 무시된 채 사실상의 살해자들이 무혐의 처리됨으로써 국민의 뇌리에 또 하나의 커다란 의혹으로 자리 잡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이어 "그간 장자연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써온 사람들과 그의 억울한 죽음에 분노를 안고 있던 국민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사필귀정의 진리가 마침내 드러날 것을 기대했으나, 제대로된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필적의 진위에만 매달리는 현재의 행태는 손가락이 달을 가리키는데도 달은 못보고 손가락만 보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장자연 사건의 핵심은 그동안 연예상업주의에 관행으로 자리 잡은 성착취’등 반인권적인 만행을 고발하고, 국민 앞에 사회지도층인양 행세하며 추악한 범죄를 숨어서 저질러온 권력자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데 있다"며 "우리는 특검이 실시되어 사건의 진상조사가 투명하게 이루어질 것을 요구하며 연예인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매니지먼트관련 법을 제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연구소 등 40여개의 단체들은 17일 낮 12시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이와 관련 침묵 시위를 벌일 예정이며, 대구에서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인 촛불 시위를 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16일 오후 고인이 생전에 보냈다는 편지의 필적 감정 결과를 발표하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필적감정 결과 장씨의 친필이 아닌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문건 전반에 대해 재수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명 '장자연의 편지'는 2009년 자살한 고인이 생전에 지인에게 보낸 편지를 일컫는 것으로, 2년 만에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SBS '8시뉴스'는 지난 6일 고인이 2005년부터 자살 직전까지 일기 형식으로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모 씨에게 보낸 편지 50통을 입수한 것이다.

그러나 고인의 편지가 위작으로 밝혀지며 2년 만에 다시 고개를 들었던 故장자연의 자살을 둘러싼 사건은 또다시 묻혀질 전망이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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