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여의도 ‘성매매 살생부’에 뒤숭숭

여의도 ‘성매매 살생부’에 뒤숭숭
국회 코앞 안마방서 카드전표 3600여장 발견 경찰, 결제자들 곧 소환조사
“정치·금융인 다수” 추측 난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국회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에서 2년 동안 성매매 업소를 운영해온 ㅋ안마시술소 업주 최아무개(39·시각장애1급)씨와 홍아무개(27)씨 등 여종업원 9명, 성매수 남성 김아무개(37)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성매매특별법 위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신용카드 매출전표 3600여장이 무더기로 발견돼 경찰이 곧 성매수 남성을 상대로 한 소환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찰은 ㅋ안마시술소가 2009년 5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ㅅ빌딩 지하 1층에 660㎡(200여평) 규모로 문을 연 뒤 1인당 19만원을 받고 성매매 영업을 해오면서 카드 매출로만 7억~8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 3월16일 불법업소 단속 활동을 벌이던 중 ㅋ안마시술소의 성매매 현장을 적발한 경찰은 “당시 여의도의 한 회사에 다니는 회사원이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신용카드 매출전표 등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여의도 한복판의 안마시술소에서 신용카드 매출전표가 무더기로 나오자 여의도 정가와 금융계의 관심은 ‘카드 결제자 리스트’에 쏠리고 있다. 경찰은 “카드결제자에 정치인이나 금융인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추측이 난무하지만 아직까지 인적사항 외에 파악된 내용은 없다”며 “3600여건 중 법인카드는 100건에 못 미치고 나머지가 개인 카드로 최대 결제액은 50여만원”이라고 밝혔다.

 

 

카드결제자에 대한 소환조사는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경찰은 “우선 최씨가 사업주로 등록된 지난해 12월29일 이후에 ㅋ안마시술소에서 카드결제를 한 259명(400여건)에 대해 먼저 소환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ㅋ안마시술소는 지난해 12월29일 사장이 신아무개(54·시각장애1급)씨에서 최씨로 바뀌었다. 경찰은 “성매수 남성들을 상대로 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들을 전부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여의도 금융업체 관계자는 “ㅋ안마시술소가 여의도에서 유명한 곳이라 광화문 쪽(직장인들)도 2차로 많이 찾은 것으로 안다”며 “딱히 금융계만 지목할 것 없이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이용했던 곳”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해당 업소를 한번이라도 가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성매매와 관련이 없어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간부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업체에선 입조심 지시가 내려져 있을 정도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안마시술소 실제 업주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경찰은 “시각장애인만 안마업을 할 수 있도록 한 법규상, 업주들이 시각장애인 사장을 내세워 영업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2년 동안 사장으로 등록되어 있던 신씨와 최씨의 통화 내역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통해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배후를 밝히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지선 김지훈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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