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연 4.11 논평] 성평등가치 무시한 거대정당 규탄한다!

[4.11 논평] 성평등가치 무시한 거대정당 규탄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300명의 당선자가 탄생했다. 우리는 이번 19대 총선에서 무엇보다 성평등가치를 무시하고 훼손한 새누리당, 민주통합당을 규탄한다.


역대 최다? 여성당선자 47명! 고작 6명 증가


이번 공천과정에서 거대정당들은 정치개혁이란 명분을 ‘여성공천’이라는 화두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화두는 여지없이 무너졌으며 시민들을 기만한 도구로 이용되었다. 당내 남성정치인의 반발, 반여성후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시민운동의 외침을 당리당략을 위해 희생시켰다.


그 결과, 4.11 총선을 통해 총 47명의 여성의원이 당선되었다. 지역과 비례를 합한 수치로, 총 300석 중 여성의석은 단 47석, 19대 국회 여성의원 비율은 15.7%에 그치고 말았다. ‘역대 최다’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도 2012년,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은 15%를 갓 넘긴 수준이다. 총 299명 중 41명(13.7%)의 여성당선자를 냈던 18대 성적표와 비교해 본 결과는 참담하기만 하다. 19대 국회, 여성의원은 불과 6명 늘었고 비율로는 약 2% 증가에 그쳤다.


선거 시기마다 정치개혁의 우선과제로 정당마다 앞 다투어 내놓았던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는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기존정당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성과 성평등 정당으로 어떻게 거듭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반여성․반인권 인사의 공천


우리는 또한 절망한다. 어제 당선된 김형태, 이명수, 정몽준, 정우택, 정청래 당선자는 여성연합이 이번 총선에서 선정한 반여성 블랙리스트 후보들이다. 당선은 안 되었지만 통합진보당 역시 반여성후보를 공천한 바 있다. 우리는 두 눈 부릅뜨고 이들 5인의 의정활동을 지켜볼 것이다. 또한 각 정당이 공천혁명을 부르짖으며 외쳐대던 성평등가치를 19대 국회에 실현하기 위해서는 여성인권침해 행위 정치인 징계에 관한 관련법 개정,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성평등교육 등 성평등국회를 위한 일련의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등 성평등 정책에 앞장서는 19대 국회가 되길 기대


수원 성폭력 사건 등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 최근 들어 더욱 극악무도해지고 있다. 또한 이번 공천과 선거운동과정에서 벌어진 여성비하, 성폭력 발언 등에서도 보듯, 정치영역 안에서조차 여성인권과 성평등 가치는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이나 정략적 논의 속에서 무시되거나 이용당해도 되는 것으로 취급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우리는 19대 국회가 그 어느 때보다 실질적인 성평등 국회가 되길 바란다. 19대 총선 300명의 당선자 중 58%(174명)가 여성연합이 보낸 성평등정책 질의서에 답변서를 보내와 성평등정책에 우호적 태도를 보였고, 특히 19명의 지역구 국회의원 여성당선자 중 89.5%(17명)는 적극적 답변을 보내왔다.


가장 많은 찬성비율을 보인 정책으로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초중고 통합적 인권교육 의무화, 차별금지법 제정, 국공립어린이집 30% 확충 등이 있었는데, 이러한 성평등정책이 입안되고 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져 19대 국회가 성평등‧인권국회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2012. 4. 12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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