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와 포항경찰서에 보낸 의견서

포항시와 포항경찰서에 보낸  <의견서>

3명의 여성을 죽음으로 내몬 포항 유흥업소 업주에 대한 엄중한 수사와 인권유린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는 유흥주점 업소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유흥업소에서 일한 3명의 여성이 1억원대 사채 때문에 힘들어하다 자살을 하였고, 경주의 한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1명의 여성이 연이어 자살을 했다. 언론은 이를 성매매와 관련있는 업소 여성들의 자살로 보도하고 있다. 이들의 죽음을 그저 애도하고 지나쳐서는 안되는 이유는 이것이 구조적 인권유린으로 인한 예고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시사저널>1083호의 기사에 의하면 이들의 죽음이 “업주와 종업원 사이의 터무니 없는 계약 때문”이며 “업소와 종업원의 계약은 노예 계약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쓰고 있다. 즉 이들이 고리사채를 쓰고 이를 갚지 못해 협박을 당하고 죽음에 이르게 된 원인은 포항 남구 시외버스터미널 뒤편의 포항시 최대 유흥가 룸살롱 업소의 사채 없이 살아남기 힘든 영업구조에 있었던 것이다.

돈으로 사람을 옭아매어 연이은 자살을 부른 인권착취적 구조 속에서는 업주들의 직접적인 강요가 아니어도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돈을 갚기 위해 성매매(2차)를 나가야만 되고 이를 이용해 업주들은 자신들은 성매매와는 무관한 합법적인 영업만을 하고, 2차(성매매)는 여성들이 선택해서 나가는 것이라며 모든 죄를 여성들에게 씌우는 것이다.

사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쉬쉬하던 구조적 착취의 모습이 드러난 것일 뿐이며 이를 계기로 그동안 외면했던 이러한 실태에 대한 강도 높은 대응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현실은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북매일의 2010년 7월 11일자 기사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통해 수사와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유흥주점 업주들이 오히려 사채업체들의 횡포를 뿌리 뽑으라고 사법당국에 강력한 수사를 촉구했다고 한다. 이는 자신들은 이 사건에 전혀 책임이 없고 오히려 피해자라 주장하는 꼴이고 이어 나온 기사들에 따르면 경찰은 마치 이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지 오로지 사채업자들에 대해서만 수사를 하고 있는 것에 우리는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우려를 표명한다.

<시사저널>1083호의 커버스토리로 나온 기사에 의하면 경북 포항 유흥가 실세인 ‘한마음회’가 있으며 이들에 대해 “독재도 이런 독재가 없다”고 토로할 만큼이니 이들이 포항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극도로 여성들에게 착취적인 구조라 해도 여성들은 누구에게도 도움을 손길을 요청하지 못한체 “살고싶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포항 유흥업소들의 이러한 인권유린적 착취구조에 대해서는 <시사저널>1083호 뿐 아니라 <경북매일신문>을 비롯한 여러 언론매체에서 여성들의 죽음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자궁암 진단을 받고도 1년을 유흥주점에서 계속 일하다. 결국 믿고 의지 했던 마담언니의 죽음에도 쉬지 못하고 계속 일을 나가야 했던 문○○(23세)같은 죽음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또한 억울한 죽음을 풀어줄 수 있도록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되고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도 높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에 우리는 4명의 여성을 죽음으로 내몬 포항 유흥업소 업주에 대한 엄중한 수사와 인권유린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는 유흥주점 업소에 대한 강력한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1. 3명 여성의 죽음의 원인이 된 착취적이고 인권유린적인 유훙주점 업소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이에 상응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경찰의 업주들에 대한 봐주기식 수사가 되었다면 이에 대해서 마땅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형사상 조치 뿐 아니라 업소들에 대한 행정적 조치 또한 강력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알려진 대로 유흥업소 업주들은 협회를 만들어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여성들의 인권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미수금을 여성들에게 빚으로 올리고 온갖 방식으로 여성들에게 빚을 지게 하는 영업방식은 전국의 수많은 업소에서 하고 있는 방식이다. 포항시는 유흥업소들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실시하여 업소내의 여성들의 인권상황을 파악하고 더 이상의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업소에 대한 행정조치를 강화하여야 한다.

2.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유흥가의 조직에 대해 포항시민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낱낱이 그 실상을 드러내고 이러한 사회적 불안요소들에 대한 철저한 대책마련이 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이 철저히 수사되어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진상이 규명되기 위해서는 포항시는 최대한의 협조와 대책마련에 앞장서야 한다. 단순한 여성자살 사건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포항지역에서 발생한 여성인권과 관련한 중대한 사건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관련법을 적용하여 업소들의 영업방식, 운영행태 등에 대한 단속과 점검을 강화하여 더 이상 업소와 업주가 불법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3. 향후 지속적으로 유흥주점 업소들의 여성들에 대한 인권유린적 착취구조가 재생산 되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문화를 바꾸어나가는 총체적인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포항시에 100여개가 넘는 유흥주점들이 밀집되어 있는 상황과 수많은 여성들의 인권침해 상황을 방치할 경우 또 다른 희생은 불을 보듯 뻔하다. 포항시는 여성들의 희생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할 것과 더 이상의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즉각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2010. 7. 26.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성매매근절을위한한소리회

성명/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