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광주 한올지기 탈성매매여성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토론회

탈성매매여성, 65%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기사등록 일시 [2010-09-14 15:18:25]

광주=뉴시스】안현주 기자 = 성매매업소를 그만둔 ‘탈(脫)성매매 여성’ 10명 중 6.5명은 심리적 외상으로 인한 후유증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혜영 전남대학교 심리건강연구소 연구원은 ‘성매매방지법 시행 6주년’을 맞아 14일 오후 서구 치평동 광주NGO센터에서 열린 ‘탈성매매 여성의 정신건강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대응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지적했다.

광주여성의전화 ‘한올지기’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안 연구원은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광주지역 쉼터와 자활센터, 상담소 등을 이용하는 탈성매매 여성 120명 대한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탈성매매 여성의 65%에 달하는 78명이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심리적 외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심리적 외상 유형을 살펴보면 ‘업소와 관련된 폭행·위협’이 22.4%(37명)로 가장 많았고, ‘업소와 관련 없는 폭행·위협’도 15.7%(26명)에 달했다.

또 ‘강간·감금’ 등 심각한 위협 상황의 경험은 13.9%(23명)로, ‘가정폭력’에 의한 상처도 12.7%(21명)로 나타나 탈성매매 여성들의 대부분은 폭력에 노출되면서 심리적 외상을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심리적 외상 등의 영향으로 탈성매매 여성의 50.8%에 이르는 61명이 정신과서비스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정신과적 진단 유형을 살펴보면 ‘기분장애’가 68.6%(35명)으로 가장 많았고, ‘불안장애’ 13.7%(7명), ‘수면장애’ 11.8%(6명), ‘물질장애’ 및 ‘정신증’ 각 1.9%(1명) 순이었다.

정신과적 서비스 유형으로는 ‘약물치료’가 64.4%(38명)로 압도적이었으며, 나머지는 ‘개인상담’ 33.9%(20명)로 분석됐다.

특히, 현재 정신과적 서비스를 받지 않고 있는 조사대상 89명 가운데 39.3%(35명)은 아직도 우울·불안·불면·분노·신체이상 등을 호소하고 있어 정신과 진료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사대상 여성들이 ‘일을 시작한 시기’는 ▲16~20세 54.2%(65명) ▲21~30세 25.8%(31명) ▲15세 이하 15%(18명)로, ‘성매매를 시작한 이유’는 ▲돈을 많이 벌려고 23.3%(28명) ▲생활비 마련을 위해 22.5%(27명) ▲친구와 어울리다가 19.2%(23명)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탈성매매 여성들은 평균 25~120개월이라는 근로기간에도 불구하고 37%(44명)는 신용불량자로, 월세·쉼터·달방 등 일정한 거주지가 없는 대상자도 65%(78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안 연구원은 “탈성매매 여성 자활을 위한 국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상당수는 안정된 직업이나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에 경험한 심리적 외상의 후유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에 한시적 지원보다는 장기적·종합적인 지원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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