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보도자료]착취와 차별의 이름, ‘유흥접객원’ 삭제를 위하여 토론회

<착취와 차별의 이름, ‘유흥접객원’ 삭제를 위하여> 토론회

치킨집보다 1만개나 많은 유흥주점…경기도, 5,300여 개로 가장 많아

– 30일 유흥주점 및 유흥접객원 실태조사 발표 온라인 토론회

유흥종사자조항 삭제 논의 필요성 제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가 30일 개최한 <착취와 차별의 이름, ‘유흥접객원’ 삭제를 위하여> 토론회 발표에 따르면 2021년 7월 31일 기준 전국 유흥주점은 총 26,897곳으로 치킨집(16,664)보다 약 1만개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5,399개로 가장 많았고 경상남도 4,292개, 부산광역시 2,418개가 뒤를 이었다.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계속되는 유흥업소의 불법 영업행위와 더불어 인권침해적인 영업형태를 고발하고, 식품위생법의 유흥종사자 조항 삭제를 본격적으로 문제제기 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현행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2조는 “유흥종사자”의 범위를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인 유흥접객원”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흥업소영업”을 허가받은 유흥업소는 “유흥종사자”를 둘 수 있다.

신박진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정책팀장은 이 날 실태조사 발표에서 “유흥주점업 허가를 받지 않은 단란주점이나 노래방 등에서 유흥접객원을 도우미로 부르는 행태는 모두 불법이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은 유흥주점을 따로 구별하지 않는다”며 “여성들이 ‘일’하는 방식은 모두 같기 때문에 구별에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 어느 곳에도 밀폐된 방에서 손님의 옆에 앉아 술을 따르고 흥을 돋우는 것을 법으로 명시한 곳은 없다”며 “유흥종사자라는 일 자체가 이미 여성의 몸을 거래하는 것을 용인하고, 성적 사용권을 구매하는 것으로 인지되기 때문에 여성들은 법률에 의거한 업종에 종사하면서도 성매매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킬 수 없는 상황에 종속된다”고 유흥종사자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유흥’과 ‘접대’의 법적 계보를 발표한 박정미 충북대 사회학 교수는 “‘유흥(遊興)’의 사전적 정의는 “흥겹게 놂”이지만, 현재 한국에서 유흥은 주로 남성이 여성의 성적 서비스를 구매하는 행위를 지칭한다”며, 이러한 개념이 일제강점기와 해방직후 정부의 정책부터 시작되었음을 설명했다. 또한 해방 후 공창제는 폐지되었지만 “기생, 작부, 여급은 “접객부”라는 새로운 범주로 분류되어 정부의 허가와 정기적인 성병검진을 받아야 했다는 점에서 ‘묵인-관리’ 제도는 존속”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박정미 교수는 “일제강점기부터 최근까지 “유흥”과 “접객”은 사실상 동의어로 사용되었다“며 ““접객업”은 “유흥”영업보다 더욱 포괄적인 범주이기 때문에 1981년 이래 정부가 “유흥접객부”, “유흥접객원”처럼 접객부, 접객원 앞에 유흥을 덧붙인 것은 접객업의 하위범주로 유흥업, 곧 성산업을 더욱 분명히 지시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흥종사자’의 발생배경을 설명했다.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뭉치의 봄날 활동가는 토론을 통해 “(유흥종사자의) 역할은 결국 자원이 없거나, 빈곤한 여성들로 인해 채워질 수밖에 없다”며 유흥종사자의 현실을 꼬집었다. 또 봄날 활동가는 “법적인 허가가 있는 업소라고 해서 여성들의 방패박이가 되어주지 않는다”며 “업소의 허가는 국가와 업주의 관계일 뿐, 여성들에게는 성착취로 이어지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장임다혜 박사는 “유흥주점영업 및 유흥접객원에 대한 관리정책은 성매매여성 내지 성매매를 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을 분류하고 관리(성병 등 관리)하는 정책으로, 사실상 성매매 합법화 정책에 해당”한다며, “성매매처벌법으로 표상되는 성매매금지주의 정책방향과 직접적으로 충돌”한다고 유흥종사자의 법적인 모순을 짚었다.

유흥종사자의 개념을 ‘부녀자’에서 ‘사람’으로 확대하는 의견에 대하여 장임다혜 박사는 “성적 거래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 자체의 비인격성과 착취적 속성을 고려할 때, 부녀자를 사람으로 변경하는 것으로는 반성매매 정책을 실현할 수 없다”며 “유흥접객원 규정의 내용 및 효과가 반성매매 정책의 취지에 반하는 이상, 해당 규정의 삭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참고1] 전국 유흥주점과 주요 필수 업종 업소수 비교

업종유흥주점통닭(치킨)김밥카페제과점중국음식
업소수26,89716,6643,9676,52119,01124,179
출처:공공데이터 포털(2021.07.31.)

[참고2] 2021년 7월 31일 기준 전국 유흥주점 업소수

지역유흥주점업소수
강원도 1379
경기도5399
경상남도4292
경상북도1961
광주광역시606
대구광역시1266
대전광역시257
부산광역시2418
서울특별시1855
세종시36
울산광역시1073
인천광역시1025
전라남도1549
전라북도969
제주도772
충청남도1174
충청북도800
주소없음66
합계26897
출처:공공데이터 포털(2021.07.31.)

[참고3] 전국 유흥업소 분포 현황(60개 이상 지역만 표시)

[참고4] 유흥주점 개수에 따른 전국 지역 순위

순위지역명유흥주점 개수
1경남 창원시 상남동399
2부산 진구 부전동309
3경기도 안산시 고잔동236
4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231
5경기도 시흥시 정왕동216
6제주도 제주시 연동208
7경기도 부천시 상동199
8부산 연제구 연산동198
9충남 천안시 성정동193
10울산 남구 달동189
11경남 창원시 봉곡동186
12경기도 평택시 서정동178
13인천 미추홀구 주안동178
14경기도 부천시 중동168
15광주 서구 치평동168
16경남 창원시 중앙동167
17경기도 안양시 안양동165
18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158
19경남 창원시 오동동158
20경기도 구리시 수택동157
21부산 사하구 하단동152
22부산 동래구 온천동148
23서울 관악구 신림동148
24전남 여수시 학동148
25인천 부평구 부평동145
26부산 사상구 괘법동141
27울산 동구 전하동133
28경기도 안양시 관양동133
29울산 남구 삼산동131
30경남 거제시 고현130
31경남 김해시 대청동126
32경기도 부천시 심곡동123
33강원도 원주시 단계동123
34전남 순천시 조례동122
35대구 동구 신천동116
36경기도 수원시 인계동115
37경남 거제시 옥포115
38인천 남동구 간석동112
39부산 중구 부평동111
40울산 남구 신정동108
41전남 여수시 여서동104
42충남 아산시 온천동103
43경북 포항시 죽도동98
44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97
45경기도 평택시 평택동97
46서울 강동구 길동96
47광주 광산동 쌍암동88
48서울 강서구 화곡동87
49전남 목포시 상동87
50충북 청주시 용암동86
51경기도 성남시 신흥동86
52서울 강남 역삼동80
53경기도 용인시 김량장동79
54대전 유성구 봉명동78
55경기도 평택시 신장동76
56전북 군산 나운동76
57충북 충주시 연수동76
58대구 달서구 이곡동74
59강원도 강릉시 옥천동68
60경기도 안산시 본오동68
61강원도 동해시 천곡동66
62경기도 광명시 광명동65
63경기도 성남시 중앙동61
64경기도 안양시 호계동60
성명/보도자료

[성명서]유흥과 접대라는 이름으로 착취와 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유흥접객원’ 조항 당장 삭제하라!

[성명서]

유흥과 접대라는 이름으로 착취와 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유흥접객원’ 조항 당장 삭제하라!

코로나19의 엄청난 전파력에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로 전 국민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료진들의 헌신적 노고에 숙연해지는 2020년의 봄을 지나고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공공의료의 중요성과 ‘나’ 하나가 아닌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코로나19를 대하고 있다. 코로나19를 전후로 세계는 정의와 평등의 가치를 인류 생존을 위해 실천하고 실현해야 함을 새롭게 깨닫고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많은 이들이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또 다른 주요 과제가 된 텔레그램 성착취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성착취 문제를 집대성해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연일 쏟아지는 심층 분석과 실태 취재, 보고 등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 문제를 간과하고 조장해 왔는지를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불법 촬영물로 수익구조를 만든 소라넷과 웹하드 카르텔에 이어 등장한 이 사건은 급기야 만 12살의 성착취 영상 유포자까지 나오게 만들었다. KBS의 2020년 4월 8일 뉴스에 따르면 주로 게임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디스코드’에서 N번방, 박사방 등 텔레그램 아동 성착취물 사건의 피해 영상물 등을 유통시킨 채널 운영자의 절반이 넘는 8명이 미성년자였다.
많은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텔레그램 성착취 관련 사건의 가해자들은 대학생을 포함해 20대와 10대까지 포함하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가해자로 만든 것인가. 그동안의 성착취 사건에 미온적이거나 직접적으로 가담해왔던 수많은 우리 사회 권력자들이 있다. 그들이 스폰서를 만나고, 비즈니스를 한다며 접대를 받아왔던 업소들, ‘삼천궁녀 항시대기’같은 광고판을 걸어두고, 여성들을 경매장의 소처럼 번호를 달아 줄지어 세워놓는 업소들, 바로 룸살롱, 텐프로, 비즈니스클럽이라 불리우는 ‘유흥주점’이다. 숨 쉬듯 일상적으로 이런 행태를 일삼은 우리 사회 권력층은 이러한 성착취 행위를 ‘성공’이라 칭했다. 합법적으로 부녀자 유흥접객원이라 명시하여 성접대를 받아온 기성세대가 있었고, 이들은 유흥접객원인 여성들을 성적 품평의 대상으로, 성적 도구로 취급해왔다. 이를 학습해온 한국사회가 10대마저 성착취의 가해자로 만든 것이다.

서울시는 4월 8일 서울의 유흥업소 2,146개 중 영업중지 권고에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던 422개 업소에 대해서도 19일까지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강남의 대형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여성 2명이 일본에서 귀국해 확진판정을 받은 남성과 접촉했었고, 이후 이들도 확진 판정을 받으며 나온 조치이다. 문제가 된 유흥주점은 종업원만 110여명에 감염 우려가 발생한 바로 그날 하루 이용 고객만 5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국민 모두가 서로의 안전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며 종교시설의 예배조차 자제하고 있는 이때에 단 하루 저녁시간에 500여명이 한 업소에 모여든 것이다. 더구나 이 업소는 유흥주점이다.
유흥주점이 어떤 곳인가. 단지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노는 곳이 아니다. 유흥주점의 핵심은 ‘유흥접객원’이다.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2조에 [“유흥종사자”란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인 유흥접객원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유흥주점은 이 유흥종사자를 두거나 유흥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손님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이다. 이 법조항에 의거해 룸살롱, 요정, 텐프로 들이 합법적으로 여성들을 유흥접객원으로 두고 성착취적 행태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식품위생법 시행령이라는 법령에 의거 전근대적이고 노골적 성차별 업종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유흥업소가 비싼 세금을 내면서도 전국에 그토록 많은 업소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가가 합법적으로 성착취적 접대행위를 허용한 결과이다. 일제강점기 ‘요정’이 수출주도 경제성장시기 주요 수입국인 일본의 남성들을 접대하기 위해 ‘기생관광’을 만들고, 그것이 2020년 대한민국의 추악한 민낯으로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유흥접객원은 단란주점과 노래방, 보도방에서 ‘도우미’로 변신하여 어디든 공급되어진다.

유흥주점의 ‘접대’장면은 수시로 영화, 드라마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도 보여지며, 모두가 그것이 무얼 뜻하는지 알고 있다. 몇 그룹씩 여성들을 나누어 들여보내 손님들이 자신을 접대할 접객원 여성을 고르고,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온갖 착취적 행위를 한다. 가벼운 스킨쉽에서 유사성교행위에 이르기까지 입에 담기도 힘든 것들이 이루어지고, 2차 성매매는 당연한 코스가 된다. 강남의 텐프로는 아니라고 한다. 텐프로에서 여성들과 2차 나가는 것과, ‘나쁜 손장난’ 등이 금지 되어 있다면 그건 그 업소의 규칙일 뿐이다. 그리고 이건 그 외의 업소는 다 그렇다는 증언이 아닌가. 버닝썬에서 미성년자를 유흥접객원으로 동원하고, 성착취 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모두 이 법이 있었다. 실제 텐프로를 갈 수 있는 자금력과 권력을 가진 이들은 직접 규칙을 만드는 자이고, 있는 규칙도 깰 수 있는 자들이다. 성매매피해상담소들은 이러한 유흥주점의 룸 안에서 벌어지는 성착취 행위를 제어하고 이를 처벌할 수 있기 위해 애써왔지만 법은 고소한 여성들의 편이 아니었다. 여성들이 손님 등 여럿이 보는 앞에서 온갖 모욕과 성적 학대를 당해도 이것은 유흥접객원의 ‘일’로 치부되었다.
2012년 보건복지부는 ‘부녀자’만을 유흥접객원으로 규정하는 것이 성차별적 요소가 있으니 ‘부녀자’를 삭제하는 것을 정부에 건의했으나 당시 대통령은 남성 유흥접객원은 있을 수 없다고 이를 거부했다. 우리는 요구한다. ‘부녀자’를 유흥접객원으로 두는 것 뿐 아니라, ‘유흥접객원’조항 자체가 문제이며, 이를 삭제해야 한다. 세계 어느 곳에도 밀폐된 방에서 손님의 옆에 앉아 술을 따르고 흥을 돋우는 것을 법으로 명시한 곳은 없다. 룸살롱이라는 영업형태는 한국인 주재원과 상사직원, 여행객 등을 위해 세계 도처에 만들어지기도 한다. 오직 한국 남성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

코로나19와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문제가 동시적으로 문제적 현장을 직시하게 만들었다. 이제 더는 좌시해서는 안 된다. 유흥업소의 코로나19 감염사태의 가장 최대 피해자는 그곳에서 손님들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던 여성들이다. 에이즈나 메르스 등의 감염에서도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이 여성들이 비난과 혐오의 화살은 늘 먼저 맞는 대상이 되었다. 성희롱 당해도 되는, 성착취 당해도 되는 그런 ‘일’ 따위는 없다. 어린 청소녀에게 조차 ‘미래의 룸나무’라 칭하고, 아르바이트로 땀 흘리는 여성에게 가성비 떨어지게 왜 이런 일을 하냐고, 도우미 일당을 운운한다. 이 지경으로 문제를 만들어온 ‘유흥접객원’, ‘유흥시설’, 이런 ‘유흥’은 이제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유흥주점’은 영원히 퇴출시켜야할 대상이다. 인간을 착취하는 ‘유흥’을 거부한다. 우리는 스스로 술을 마시고 흥을 돋우며 서로를 존중하는 여흥을 즐길 줄 아는 이들이다. 이제 시대착오적이며 성착취적인 ‘유흥접객원’ 항목을 영구히 퇴출시킬 것을 요구한다.

문제의 핵심은 이런 시국에도 유흥주점을 방문하고 유흥접객원의 접대를 요구한 이들이며,
이러한 접대를 법으로 명시한 한국의 전근대적 시대착오적 법령에 있다.

우리는 요구한다!
시대착오적이며 성착취적인 ‘유흥접객원’이라는 항목을 영구히 삭제하라!
성희롱과 성착취를 당당히 ‘접대’라며 요구하는 행태를 당장 멈춰라!
인간을 한낱 유흥의 도구로 비하하고 차별하는 ‘유흥시설’을 퇴출하라!

2020. 4. 9.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광주여성의전화 부설 한올지기,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대구여성인권센터, 목포여성인권지원센터 디딤, 수원여성의전화, 인권희망강강술래, 여성인권지원센터‘살림’, 여성인권티움,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제주여성인권연대)

성명/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