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요리자격증 시험 준비중인 <지민>님의 이야기

요리자격증 시험 준비중인 지민이의 이야기~~~

아픔을 겪고 눈물과 우울증 약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저에게 한식 자격증 준비와 보다 상담소 선생님들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16년 전인 2005년 3월 27일, 미아리에서 화재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매년 3월 27일만 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울곤 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그리고 제가 겪은 힘든 일에 대해 저는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보다 선생님들께는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아픔을 알아주시는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보다 선생님들과는 가끔 만나서 커피도 마시고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제가 전화해서 “선생님, 저 자격증 따고 싶어요”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너무 좋아하시면서 “좋아요, 우리 만나요”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요양보호사 학원에 등록했다가 시간이 맞지 않아 취소하고 요리를 배우고 싶어서 한식 자격증을 따기로 했습니다. 선생님이랑 이리저리 알아보고 요리학원을 등록하러 갔습니다. 너무나 좋았지만, 많이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화재사건이 아직도 충격인 제가 과연 불 앞에서 뭔가를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아직까지는 불 앞에 갈 때마다 언니들 생각이 나서 가끔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잘 극복하고 있습니다. 학원 원장님께서도 도와주셔서 살살 요리를 배우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언니들이 좋아했던 과자랑 음료수, 언니들을 닮은 예쁜 꽃을 사들고 1시간 20분을 차로 달려 언니들이 계신 화장터에 찾아갔습니다.

“언니들 오랜만에 지민이 왔어요. 그 속에서 뭐 해요. 너무 보고싶어요. 언니들 저는 요즘 한식 자격증 따고 있는데 언니들 힘이 너무 필요할 것 같아요. 보고싶기도 하고 부탁 드리려고 이렇게 찾아왔어요. 언니들 돌아가실 때 그 기억이 아직도 너무 아파요. 언니들을 못 구해준 게 너무 아프고 힘들었어요. 사진이라도 보고싶어서 페이스북도 막 찾아봤어요. 언니들 돌아가실 땐 페이스북이 없었는데. 저 바보죠. 보일러실 앞에서 언니 몸에 불 붙는 모습을 보고 보일러실도 못가는 제가 자격증 딸 수 있게, 잘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세요” 라고 한 시간을 눈물로 얘기했습니다.

울고 있는 저를 보고 어떤 아주머니가 혼자 왜 이렇게 울고 있냐며 다가오셔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제 손을 잡더니 우리 그만 울자, 여기 와서 이렇게 울면 돌아가신 분들도 안타까워 한다고 했습니다. 저도 그 말을 듣고 언니들께 약속했습니다. 언니들, 저 안 울게요. 이젠 자격증 따서 꼭 다시 찾아올게요. 하고 화장터에서 나왔습니다.

내가 과연 한식 자격증을 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자꾸 들었습니다. 그래도 힘들긴 하지만 강하게 이겨내고 싶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 명절에 직접 만든 음식을 가지고 화장터에 다시 와서 언니들에게 저 합격했다고, 음식 만들어 왔다고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솔직히 미용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한식 자격증 따고 꼭 미용사 자격증도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요양원에 자원봉사 하러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머리도 예쁘게 해 드리고 싶습니다. 꼭 돈을 벌기 위해 자격증을 따는 게 아니고 자원봉사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처음 학원에 다닐 때는 돈을 벌어야지 이런 거 배워서 뭐 하나 했었는데, 오전에 회사 갔다가 오후에 학원가고, 택배 물류 알바까지 하고 바쁘게 살다보니 지금이 너무 좋습니다. 이제는 “난 못해”가 아니고 “못해도 난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한식자격증에 꼭 합격해서 다른 것들도 도전해 보고 싶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난 뭐든 다 할 수 있어! 라고 하루하루 제 자신에게 다짐합니다. “지민이 꼭 합격할거다! 파이팅”

저도 이제는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말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눈물도 났지만 이젠 뚝 하고 이야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지민이가 미아리언니들께♡♡

하고 싶은 말은 언니들도 꼭 보다 선생님들에게 도움 받으세요.

지금은 힘든 언니들도 있지만 꼭 힘내세요. 언니들은 혼자가 아니예요.

보다 선생님들도 계시니 절대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면 지민이 슬퍼용 ㅠㅠ

힘내시고 꼭 선생님들께 전화하셔서 의료지원 학원지원 꼭 받으세요

프로그램들도 있고 하니 기다릴께용

꼭꼭꼭 보다에서 지민이가 기다리고 있을께요 사랑해요 언니들

<- 왼쪽은 학원에서 만든 것 오른쪽은 집에서 만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