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2차 수요시위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뭉치 연대발언

오늘 수요시위에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뭉치’에서 연대발언을 함께 했습니다.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뭉치’도 전쟁과 폭력을 종식시키고
여성 인권을 위해, 세계의 평화를 위해 연대합니다!

조금 더 빨리 이 자리에 이야기 하고 싶고 연대하고 싶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망설였는지, 오늘에서야 이곳에서 우리 이야기를 하고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뭉치는 2006년 처음 당사자라는 이름으로 만나 현재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당사자의 언어로 성착취 현장을 발설하고 고발하며 당사자 운동을 해오고 있는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입니다. 처음엔 우리가 왜 만나야 하는지 경계와 불편함을 갖고 있었습니다. 걱정됐습니다. 오히려 우리를 대상화 하는 것은 아닌지 많은 의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경험을 던지고, 또 우리는 그 경험을 함께 안고 울고 웃으며 서로 위로했습니다. 한 해 한 해 만나면서 성매매 경험을 쏟아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우리만의 운동이 시작되었고, 당사자의 목소리로 성매매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2011년 ‘우리의 존재가 실천이다’라는 영상 제작을 시작으로 2013년 무한발설, 토크콘서트, 강의, 토론회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당사자운동의 주체가 될 수 있었고,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만날까 기획하고 고민하며 경험을 재해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악플에 주춤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우리의 활동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생각하니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상처를 안고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뭉치는 전국으로, 해외로, 우리의 목소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힘을 내 발설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운동은 현재까지 서로 비빌 언덕이 되어주며 단단하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뭉치는 수요시위를 존경의 마음을 담아 지지해왔습니다. 기회가 되면 뭉치로써 꼭 선배 당사자 활동가분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당사자 된 후배로서 선배 당사자 활동가들을 꼭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망설이게 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성매매된 당사자 여성과 ‘당사자’라는 이름으로 연대하기에 선배 당사자 활동가들이 행여나 상처받지 않으실까, 혹시나 불편한 마음을 드리지 않을까, 일본군’위안부’운동에 누가 되지 않을까 싶어 늘 뒤에서 마음으로 연대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멀리서나마 지켜보며 후배 당사자 활동가로서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그리고 겁이 났습니다. 무분별하고 악의적인 기사들에 당사자 활동가들, 그리고 함께 연대해왔던 활동가들이 상처받고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큰 마음으로 더 이상의 망설임과 주저함 없이 우리의 응원과 지지를 보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전쟁과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또 삶을 걸고 증언하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 일본군’위안부’ 피해당사자 선배 활동가들을 존경합니다. 선배당사자 활동가들이 고통과 두려움을 넘어 용기있게 증언한 그 기억과 기록들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우리는 연결될수록 더 강해지고 용감해 질 거라고 믿으며, 평화로 가는 길에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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