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참사 책임자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한 재판부를 규탄한다!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참사 책임자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한 재판부를 규탄한다!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018년 12월 22일 천호동 성매매집결지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발족한 연대체로서, 현재 100여개의 여성인권단체 및 법조인들로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2018년 12월 22일 천호동 성매매집결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성매매여성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에 대해 본 공대위는 화재사건의 정확한 진상과 책임소재 규명, 피해자 지원대책 등을 촉구하며 성매매집결지의 참상과 인권유린의 실태를 낱낱이 알려내는 한편 안으로는 사망자의 장례와 생존자 지원 등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본 사건을 맡은 강동경찰서는 수사 초기부터 이 사건을 철거가 진행 중인 성매매집결지 업주들이 더 많은 이주비를 받기위해 여성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가 벌어진 인재사고로 인지하지 않고 여타의 일반화재사고로 간주하며 빠르게 사건을 덮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수차례 수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요구한 공대위에게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으니 믿고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하였지만 사건에 결정적 계기가 되는 증거품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 등의 부실수사는 계속되었고, 담당수사관들이 바뀌는 등의 어수선한 분위기만 연출하였다.

결국 경찰수사에 믿음을 가질 수 없었던 본 공대위는 직접 사망자의 유류품을 분석하여 얻은 증거와 생존자의 증언을 토대로 실업주를 지목하여 다시 한 번 책임 있는 수사해줄 것을 요구하였지만 검·경은 결국 화재에 대해 책임은 모두 삭제한 채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관한법률 위반 혐의만으로 불법성매매알선업자인 피고인들을 송치하였다. 

그리고 2019년 7월 11일, 서울동부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화재가 난 10호업소의 업주와 업소관계자 총 6인의 피고인들에 대해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하였다. 피고인 6명 전원이 이전에 동종범죄로 인해 벌금형과 집행유예 등을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자들이었기에 본 공대위는 이와 같은 결과에 놀라움과 참담함을 금치 못하였다. 선고가 되는 순간 피고인들은 쾌재를 불렀으며, 구속상태였던 업주는 그 자리에서 석방되었다.

판결문에 적시된 감형사유는 공통되게 “같은 장소에서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이며, 반성하고 있으며, 다시는 동종 범행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가 전부였다. 본 공대위는 재판이 진행중인 현재에도 피고인들이 장소를 옮겨 다른 성매매집결지에서 불법성매매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제보를 듣고 있던 터라 이 판결에 대한 충격은 더욱 컸다. 그리고 2019년 11월 28일, 2심 재판부 또한 같은 이유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재판부의 선고를 유지하였다.  

이쯤 되면 재판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성산업자들을 처벌하고자하는 의지가 도대체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이 성매매 금지국가임을 인지하고 있는가?” 판결문에도 적시돼 있듯이 피고인 1명이 몇 년간 불법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적발된 금액만 자그마치 20억이 넘는데, 이 판결은 그들에게 계속해서 성매매영업을 하라고 부추기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근 20년간 이 사회의 성매매방지와 성산업축소를 위해 현장에서 고궁분투하며 싸워온 본 공대위 소속 단체들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이와 같은 판결 앞에서 참담함과 무력함을 느낀다. 

어김없이 겨울이 왔다. 수십년전에 지어져 노후화되고 영업이익만을 위해 불법개조한 성매매집결지 업소들은 난방장치로 인해 겨울철에 특히 취약하며 이전의 집결지 화재사고가 말해주듯이 한번 사고가나면 피하기 어려운 구조에 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인해 전국의 성매매집결지의 성산업자들은 올해도 그 열악한 공간에서 숙식을 해결해야만 하는 여성들의 인권과 안전은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곤궁한 상태에 처한 여성들을 온갖 거짓말로 꾀어내어 착취하며 자신들의 배만 불리다가 집결지에 마지막까지 남아 재개발의 이익도 한 몫 두둑이 챙기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여전히 성매매영업하기 좋은 나라임을 이번 재판부가 다시 한 번 증명해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 공대위가 속한 반성매매 현장단체들은 이번 판결에 결코 굴하지 않을 것이다. 화재사건의 책임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물을 것이다. 화재가 난 업소의 업주와 건물주, 불법 공간을 수십년간 방조·묵인한 지자체와 국가를 상대로 민·형사상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지금껏 해왔듯이 우리는 끝까지 싸우며 사법부와 국가가 이번에는 그 책임을 다 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이것이 안타깝게 희생된 고인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길이며, 동료를 잃고 평생을 화재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하는 생존자들과 가족을 잃은 유가족을 비롯해 여전히 성착취에 고통 받고 있는 성매매여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건내는 최소한의 노력임을 알기 때문이다.  

2019년 11월 28일천호동 성매매집결지화재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성명/보도자료

[기자회견문] 불법과 무허가라는 명목 하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의 정확한 진상과 책임소재 규명을 촉구한다!

2018년 12월 22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성매매집결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업소 관리자 1명과 성매매여성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2019년 4월 30일 강동경찰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과 같은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화재의 원인은 직접적인 한정은 불가하나 난로 주변에서 발화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화재와 관련한 “범죄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화재 건물에 대한 건축법, 소방법 등 위반 사실도 발견되지 않았고”, “성매매업소 운영을 총괄한 피의자 A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천호동 공대위는 본 화재사건의 정확한 진상과 책임소재 규명, 피해자 지원대책 등을 촉구하며 강동경찰서장, 강동구청장, 강동구의회의장과 면담을 진행하였고, 사망자 장례와 생존자 지원 등을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동경찰서는 “진행 중인 수사내용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이렇다 할 경과보고를 공대위 및 유가족과 생존자들에게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4월 25일 강동경찰서가 발표한 수사결과는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으니 믿고 기다려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빈약한 내용일 뿐만 아니라, 본 공대위가 파악하고 있는 상당수 사실과도 불일치하여 수사 방향과 향방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 화재가 발생한 업소의 실업주는 현재 구속된 총괄 운영자 A가 아니다. 이는 화재 직후 사망자의 유류품을 통해 실업주를 확인하였고 이를 강동경찰서에 제출하였다.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계좌 또한 실업주 딸의 명의였으며 생존자의 증언으로도 이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실업주가 아니라 실업주의 동생 A를 총괄 운영자라는 듣도 보도 못한 명의로 구속하였다. 구속된 A는 다른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며 이미 성매매알선으로 고소된 상태였으며 “내가 다 뒤집어쓰고 들어갈 것이다”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는 점에서 경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경찰은 화재와 관련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하였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화재 직후 실시한 현장조사에서 업소 내부를 불법 개조한 정황을 다수 발견하였고 비상구 또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현장조사를 실시하며 경찰관과 공대위 대표들이 이를 함께 확인하였음에도 위반 사항이 없다는 결론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따름이다.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은 오랜 시간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면서 벌어들인 각종 불법 수익으로 업소 운영자와 건물주의 배를 불려온 명백한 범죄 공간에서 일어난 참사다. 불법과 무허가라는 명목 하에 경찰과 행정기관은 이를 방치·묵인해왔으며, 그러던 중 성매매여성을 비롯해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화재사건의 진상과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밝혀내는 것이 사망한 여성들과 살아서 그 기억을 감내해야 하는 여성들, 그리고 아직도 천호동 성매매집결지에서 있는 여성들, 나아가 성매매로 인해 착취받고 고통받는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길임을 믿는다.

이를 위해 천호동 공대위, 천호동 화재사건의 유가족과 생존자는 그간의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수사결과를 규탄하고 명확한 책임소재를 밝히기 위해 실업주, 행정당국, 소방당국, 경찰당국을 고소·고발하려 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수사당국은 지금이라도 철저하게 수사하여 화재참사의 진상을 밝혀라!
수사당국은 성매매집결지의 불법성을 제대로 조사하여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라!
성매매집결지의 방치는 국가의 책임 방기다. 정부는 제대로 된 폐쇄정책 및 여성지원정책을 마련하라!

2019년 5월 7일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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