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2005년 3월 27일 하월곡동 성매매 집결지 화재를 추모하며

1. 2005년 3월 27일, 속칭 ‘미아리 텍사스’라 불리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성매매집결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여성 5명이 사망한 지 16년이 지났다. 당시 불은 20분 만에 진압되었지만 5명의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성매매집결지 “미아리”는 성행하고 있다.

2. 집결지 화재 참사는 화재의 크기에 비해 매번 사상자가 많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집결지의 구조 때문이다. 불법 개조와 증축을 많이 한 탓에 1~2평 남짓한 업소의 방들이 합판으로 연결되어 있어 불이 금방 옮겨 붙는다. 창문은 매우 작거나 막혀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3. 2020년에도 미아리에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는 않았지만 미아리는 여전히 화재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다. 집결지 안 골목은 성인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에도 비좁고, 현관 알선업자(일명: 호객꾼)들이 쉬기 위해 만든 불법 구조물과 업소 외부에 설치된 CCTV 전선들이 뒤엉켜 있어 한번 불이 나면 큰 화재로 번지기 쉽다.

4. 더욱이 2020년을 강타한 코로나-19는 미아리 여성들의 생존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방역지침과 무관하게 알선업자들은 여성들을 매개로 속칭 “장사”(성착취 산업)를 하고 있고, 여성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는 성 구매 남성이 결정할 수 있다.

5. 2021년 여성인권센터 보다는 ‘우리는 미아리를 모른다.’라는 주제로 미아리에서 살고 지낸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록할 예정이다. 재개발 형식의 폐쇄로 여성들을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여성 인권의 관점에서 미아리를 기억하고자 한다.

6. 우리는 16년 전 미아리 화재 참사를 비롯하여 성착취 산업으로 목숨을 잃을 여성들을 추모하며, 이제는 그 누구도 삶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하월곡동 성매매 집결지 아웃리치

“오늘도 미아리 집결지에 다녀왔습니다.”

2020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코로나-19”입니다. 보다 상담소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매월 정기적으로 미아리 집결지를 방문하였으나 하반기에 코로나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잠시 활동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라는 정부의 지침이 무색하게도 미아리 집결지 입구는 연중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출입구에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이라는 환한 조명을 비추고 있습니다. 저 글에 숨겨진 뜻은 “24시간 성구매 가능 구역” 일텐데 말이죠.

2021년 보다는 코로나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조정됨에 따라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미아리 아웃리치 활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 아름 보따리에 소식지와 물품을 담고 시끌벅적한 수레를 끌며 미아리로 들어갑니다. 언니들을 직접 만날 수 없으니 저희가 왔다는 일종의 수신호로 수레를 힘차게 밀어봅니다. 힘 빠지지 않게 천천히 지속적으로 활동할게요^^

현재 미아리 상황을 잠시 공유합니다.

2020년 8월 12일 서울특별시 여성폭력방지와 피해자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이 2020년 12월 17일 상정‧의결되었습니다. 이로써 미아리 집결지 성매매피해자에 한 해 생계비, 주거이전비, 직업훈련지원비를 지원할 수 있게 되었으나 성매매피해자 등에서 성매매피해자로 지원 대상자가 축소된 점, 아직 예산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나 조례는 시행되었다는 점 등 많은 에로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보다 활동가들은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 보다 내일 더 이기는 싸움을 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명서]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참사 책임자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한 재판부를 규탄한다!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참사 책임자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한 재판부를 규탄한다!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018년 12월 22일 천호동 성매매집결지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발족한 연대체로서, 현재 100여개의 여성인권단체 및 법조인들로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2018년 12월 22일 천호동 성매매집결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성매매여성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에 대해 본 공대위는 화재사건의 정확한 진상과 책임소재 규명, 피해자 지원대책 등을 촉구하며 성매매집결지의 참상과 인권유린의 실태를 낱낱이 알려내는 한편 안으로는 사망자의 장례와 생존자 지원 등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본 사건을 맡은 강동경찰서는 수사 초기부터 이 사건을 철거가 진행 중인 성매매집결지 업주들이 더 많은 이주비를 받기위해 여성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가 벌어진 인재사고로 인지하지 않고 여타의 일반화재사고로 간주하며 빠르게 사건을 덮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수차례 수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요구한 공대위에게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으니 믿고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하였지만 사건에 결정적 계기가 되는 증거품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 등의 부실수사는 계속되었고, 담당수사관들이 바뀌는 등의 어수선한 분위기만 연출하였다.

결국 경찰수사에 믿음을 가질 수 없었던 본 공대위는 직접 사망자의 유류품을 분석하여 얻은 증거와 생존자의 증언을 토대로 실업주를 지목하여 다시 한 번 책임 있는 수사해줄 것을 요구하였지만 검·경은 결국 화재에 대해 책임은 모두 삭제한 채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관한법률 위반 혐의만으로 불법성매매알선업자인 피고인들을 송치하였다. 

그리고 2019년 7월 11일, 서울동부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화재가 난 10호업소의 업주와 업소관계자 총 6인의 피고인들에 대해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하였다. 피고인 6명 전원이 이전에 동종범죄로 인해 벌금형과 집행유예 등을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자들이었기에 본 공대위는 이와 같은 결과에 놀라움과 참담함을 금치 못하였다. 선고가 되는 순간 피고인들은 쾌재를 불렀으며, 구속상태였던 업주는 그 자리에서 석방되었다.

판결문에 적시된 감형사유는 공통되게 “같은 장소에서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이며, 반성하고 있으며, 다시는 동종 범행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가 전부였다. 본 공대위는 재판이 진행중인 현재에도 피고인들이 장소를 옮겨 다른 성매매집결지에서 불법성매매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제보를 듣고 있던 터라 이 판결에 대한 충격은 더욱 컸다. 그리고 2019년 11월 28일, 2심 재판부 또한 같은 이유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재판부의 선고를 유지하였다.  

이쯤 되면 재판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성산업자들을 처벌하고자하는 의지가 도대체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이 성매매 금지국가임을 인지하고 있는가?” 판결문에도 적시돼 있듯이 피고인 1명이 몇 년간 불법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적발된 금액만 자그마치 20억이 넘는데, 이 판결은 그들에게 계속해서 성매매영업을 하라고 부추기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근 20년간 이 사회의 성매매방지와 성산업축소를 위해 현장에서 고궁분투하며 싸워온 본 공대위 소속 단체들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이와 같은 판결 앞에서 참담함과 무력함을 느낀다. 

어김없이 겨울이 왔다. 수십년전에 지어져 노후화되고 영업이익만을 위해 불법개조한 성매매집결지 업소들은 난방장치로 인해 겨울철에 특히 취약하며 이전의 집결지 화재사고가 말해주듯이 한번 사고가나면 피하기 어려운 구조에 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인해 전국의 성매매집결지의 성산업자들은 올해도 그 열악한 공간에서 숙식을 해결해야만 하는 여성들의 인권과 안전은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곤궁한 상태에 처한 여성들을 온갖 거짓말로 꾀어내어 착취하며 자신들의 배만 불리다가 집결지에 마지막까지 남아 재개발의 이익도 한 몫 두둑이 챙기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여전히 성매매영업하기 좋은 나라임을 이번 재판부가 다시 한 번 증명해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 공대위가 속한 반성매매 현장단체들은 이번 판결에 결코 굴하지 않을 것이다. 화재사건의 책임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물을 것이다. 화재가 난 업소의 업주와 건물주, 불법 공간을 수십년간 방조·묵인한 지자체와 국가를 상대로 민·형사상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지금껏 해왔듯이 우리는 끝까지 싸우며 사법부와 국가가 이번에는 그 책임을 다 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이것이 안타깝게 희생된 고인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길이며, 동료를 잃고 평생을 화재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하는 생존자들과 가족을 잃은 유가족을 비롯해 여전히 성착취에 고통 받고 있는 성매매여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건내는 최소한의 노력임을 알기 때문이다.  

2019년 11월 28일천호동 성매매집결지화재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성명/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