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봄 소식] 나의 마음에 닿은 문장

3월부터 시작된 [해봄]은 캔들, 뜨개, DIY명화 그리기, 문학, 서울 걷기, 타로를 통한 비전 찾기 등의 활동을 활기차게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5월 중순 수도권내 코로나19가 진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재택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해봄에 참여하시는 선생님들이 도서와 칼럼을 읽고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하고 그 이유를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 중 일부를 여러분과도 나누고자 합니다^^

다음에 또 다른 활동으로 인사드릴게요!

– ㄱㄴ –

< 좀머 씨 이야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 열린책들 >

마음에 들었던 문구 : 학교에 입학한 후 처음 맞는 가을이었다. 하굣길에 바람이 엄청나게 많이 불어서 양팔을 옆으로 쭉 뻗지 않고서도 넘어지지 않았고, 발을 조금만 힘차게 구르고, 팔을 양쪽으로 쭉 뻗기만 했더라면,

마음에 들었던 이유 : 쪼그만 어린아이였을 시절이 생각나는 구절이었다. 뭐든 다 할 수 있었을 것 같았고 겁도 없고 장난 끼 가득한 아이 때의 내 모습 말이다. 그때의 생각을 잊어버리고 나쁜 길로도 빠지고 힘든 시기가 왔었지만 다시 한 번 그때의 순수하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던 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구절이었다. 좋은 생각으로 가득차는 일상을 맞고 싶다.

– ㄴㄷ-

< 좀머 씨 이야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 열린책들 >

마음에 들었던 문구 : 사람들은 그를 오직 <좀머 씨>라는 이름만으로 알고 있었다. 좀머 아저씨의 직업이 무엇인지 아니면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기는 했었는지 전혀 아는 사람이 없었다.

마음에 들었던 이유 : 나는 수년간 그냥 가명으로 불리우며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나조차도 잊어버리는 생활을 해왔고, 이제 다시 나는 누구이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차근차근 사회를 배우고 세상을 알아가려고 한다. 그 이유 때문인지 저 구절이 가슴에 와 닿았다.

– ㄷㄹ-

< 좀머 씨 이야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 열린책들 >

마음에 들었던 문구 : 학교 문에서 나오자마자 길은 두 갈래로 갈라져 언덕을 다 내려올 때까지 계속 갈라진 채 뻗어 내려오다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 : 아주아주 단순한 이유로 이 구절을 꼽았다. 학교 길의 아이들의 웃음소리, 친구들과 함께 집으로 내려오던 그때의 추억이 기억이 났다. 세상에서 가장 밝은 미소로 시원한 하굣길의 바람을 맞으며 친구와 내려왔던 그때가 너무너무 그립고, 생각만으로도 두근거린다.

– ㄹㅁ-

<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 권김현영 / 휴머니스트 >

마음에 드는 문장 : 그녀가 원하는 것은 노동으로 단련된 자신의 팔뚝을 포함하여 자신이 살고 있는 방식 그 자체를 인정받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이유 : 사실은 여자라고 여자기 때문에 사람의 삶이 옳은 것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 달라’가 구호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의미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더 이상 몸을 옷에 맞추고 싶지 않고, ‘여자가 사근사근한 맛이 있어야지’ 같은 소리를 들으며 집안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싶지 않고 내 삶의 방식을 존중받기를, 남자에 관심 없고 연애가 인생의 중요한 이슈가 아니고 외모꾸미기를 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길, 없는 존재 규격 외에 이방인처럼 취급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

– ㅁㅂ-

<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 권김현영 / 휴머니스트 >

마음에 드는 문장 : 변화와 성찰 없는 분노, 너무 쉬운 공감은 피해자를 타자화하고 가해자를 비인간화하여 자신은 가해와 피해 모두로부터 언제나 자유롭다는 오만함과 닿아있다.

마음에 드는 이유 : 손님들 중에 성폭력 가해자를 욕하거나 진상손님에 대해 물어보면서 과잉된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 있었다. 분명 나쁜 놈을 함께 욕하고 힘들었던 일에 위로받는데 뭔가 찜찜했다. 이 파트를 읽으며 든 생각은, 그 때 그 불쾌함의 원인은 그 손님들이 자신을 가해자나 진상손님이라고는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사실은 그 가해자 진상손님들은 아주 먼 돌연변이 괴물이 아니라 여성을 성적으로 물화해도 된다고 여겨지는 사회, 여성을 돈을 주고 사고 팔 수 있다고 간주되는 토양에서 자라난 인물들이고, 그 가해자, 진상들을 맹비난하는 그 손님도 나를 돈 주고 앉혔다는 점에서, 비위맞추고 접대 받는 관계에서 물리적으로 맞으며 견뎌야 하는지 약간의 기분 나쁨을 잠시 참으면 되는지 정도의 차이였을 뿐인데,

– ㅂㅅ-

<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 권김현영 / 휴머니스트 >

마음에 드는 문장 : 문제는 가해자가 누구인지에 있는 게 아니라 성상납과 성접대가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몰랐기 때문이 아닐까

마음에 드는 이유 : 나쁜 손님, 폭력적인 손님 몇 명만 지목하고 처벌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성매매에서 폭력을 특이한 사례, 돌출된 일부의 문제로 너무 심하게 착취했는지 정도의 문제로 해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생각났다. 사실은 그 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 여성을 재화로 여기고 거래하는 문화가 문제고 이걸 짚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 ㅅㅇ-

< 1cm 다이빙 – 현실에서 딱 1cm 벗어나는 행복을 찾아 / 태수, 문정 / FIKA >

마음에 들었던 구절 : ‘감정은 습관이다’ 이 영화를 보고 떠오른 말이다. 어른이 되어 가면서 우린 유치해서 웃지 않고, 별거 없다며 울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 어쩌면 웃고 우는 방법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화 낼만한 것에 화내고, 웃을만한 것에 웃고, 울만한 것에 우는 과정 속에서 우린 무표정이 됐을지도 모른다.

마음에 들었던 이유 : 내가 웃는 방법과 우는 방법을 잊은 이유는 하도 많은 과정이 있어서 이제 내가 흘린 눈물로 수영장을 만들 수도 있을 만큼 울어서 마음이 딱딱해진 것일까. 아마 울어도 소용없다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내가 얼마나 힘들고 슬프던 간에 울어도 하나도 소용없고, 그 누구도 위로해 주지 않기 때문에 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ㅇㅈ-

<[정동칼럼] 압도적 승리 이면의 퇴행적 얼굴 /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마음에 들었던 구절 : 지난 3년 동안 대한민국 여성들은 더 성장했고 집단적 행동은 더 조직적으로 확장되었다. 디지털 성폭력과 편파수사, 편파판결을 본격적으로 문제제기한 ‘혜화역 시위’가 있었고, 전 방위적인 ‘미투 운동’이 있었다. 덕분에 지난 총선기간 내내 ‘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가장 두드러졌던 이유는 ‘n번방 사건’이 되었다.

마음에 들었던 이유 : 여성은 이제 더 이상 성착취 당하는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남자보다 힘이 약하다고 무식하게 힘으로 밀어 붙이는 시대는 이제 한참 지났다. 남자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만큼 여성이 당당하게 일어선다면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는 미개한 남자들은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할 것이다. 보다와 해봄을 통해 깨달은 바 있는데, 여성이라고 나약하지 않고, 뭐든지 다 할 수 있고, 남자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다.

– ㅈㅊ-

<[노 땡큐!] “만나서 얼굴보고 얘기합시다” / 전희경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

마음에 드는 구절 : ‘용건만 간단히’로 이루어진 관계를 친구라고 느낄 사람은 없다. 어색함을 참고 같은 공간에 앉아 있어보는 경험. 불편해도 다음 주에 다시 만나 얼굴을 마주하려는 노력. 머뭇거리거나 오락가락 하는 서로를 좀 견디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우정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구성 요소이기도 하다. 모든 ‘깔끔하고 매끄럽지’ 않은 것이 타인을 살아있는 존재로 감각하게 한다. 지지부진과 소란함 없이 작동하는 민주주의란 없다.

마음에 드는 이유 :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 불편함과 노력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누구 한명만 계속 희생하는 관계는 지치기 마련이고, 불편해도 다음 주에 다시 만나려고 노력한다는 이 말이 정말 아름답다. 나도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 ㅊㅋ –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 마음의숲 >

가장 마음에 드는 문구 : 자존감은 기본적으로 어린 시절의 경험과 부모의 양육방식에 영향을 받는다. 부모와 애착경험이 부족하거나 학대 조롱 비난을 경험한 경우 자존감 문제에 시달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존감이 어린 시절 경험에만 평생 고착되는 것은 아니다. 살아가면서 변화한다. 자존감의 원리를 최초로 규명한 심리학자 나다니엘 브랜든은 건강한 자존감을 위한 두 기둥을 자아효능감과 자기존중감이라 이야기 했다. 자아효능감이란 자신을 돌보며 현실적 문제를 대처 할 수 있다는 자기존중감은 스스로를 존중하며 사랑받을 수 있다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마음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이유 : 이 책에 한 구절을 읽고 나는 자존감이 낮은데 어린 시절 영향과 부모와 애착경험이 부족할 때 자존감이 낮아진다고 했을 때 너무 공감이 됐다. 나는 어렸을 때 상처가 많다. 그 상처를 가리려고 억지로 살았는데 어느 순간 상처가 곪아 터져 있었다. 그래서 자존감도 낮고 고통스러웠다. 약에 의지하면서 살았는데 지칠 때쯤 무감각적으로 살아가는 법도 터득하고 이것쯤은 별 거 아니야 하면서 버텼던 것 같다. 용기는 시작에 첫 걸음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다. 단단한 자존감을 만드는 것 그 역시 내 몫이었다.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자존감이란 것을 알았다. 나를 좀 아껴주고 사랑해 주며 아프지않고 웃으며 내 스스로 자존감 찾기. 용기를 내보자.

– ㅋㅌ-

<[노 땡큐!] “만나서 얼굴보고 얘기합시다” / 전희경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

마음에 든 구절 : “만나서 얼굴 보고 얘기합시다.” 라는 말을 들으면 대체로 부담스럽다. 여럿이 어울리는 자리는 되도록 안 가고 싶고, 전화보다 문자나 이메일을 선호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대학 강의가 온라인으로 전환된 지 한 달 반 정도 지난 지금, 나는 만나서 얼굴 보며 수업하고 싶어 애가 타고 안달이 난다.

마음에 든 이유 : 나도 딱히 친한 사람 아니고는 다른 사람들이 속하는 자리에 딱히 끼기 싫었다. 하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그리울 정도로 외향적인 성격으로 많이 바뀐 것 같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도 나누는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 ㅌㅍ-

<[세상읽기] ‘문기’에서 ‘듣기’가 되었더라면 / 권김현영>

마음에 든 구절 : 피해자의 쉼터 주거권을 위협하는 행동을 수사기관이 앞장서고 언론이 부풀리다니.

마음에 든 이유 : 성노동 피해자들의 인권은 언제쯤 지켜질까. 비록 어떠한 이유로 들어 갔다 해도 제 2의 피해자인셈. 하루 빨리 국가가 나서서 더 이상의 제 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모두에게 꽃길이 펼쳐졌으면 좋겠다.

– ㅍㅎ-

<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 곰돌이 푸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 >

마음에 드는 문구 : 가끔은 좋아하는 것에 흠뻑 빠져보세요.

마음에 드는 이유 : 저 문구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었던가. 매일 일하고 잠자고 눈 뜨면 또 일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던 생활이었으니까. 흠뻑 빠지고 싶은 일, 취미가 없다는 게 슬프다. 앞으로 내가 좋아하는 뭔가를 찾아봐야겠다.

– ㅍㅎ-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지음), 이영철(그림) / 수오서재 >

마음에 드는 문구 : 나를 배신한 사람, 돈 떼어먹고 도망간 사람, 사람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나에게 한 사람, 나를 위해서 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해서 그를 용서하세요.

마음에 드는 이유 : 내가 누군가에게 용서받을 자격이 없는데, 내가 그 누구를 용서한들 그럴 자격이 있을까? 나를 위해서 용서하라고 하지만 나부터가 용서받을 자격이 있을가라는 반문이 든다.

– ㅎㄱ –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지음), 이영철(그림) / 수오서재 >

마음에 드는 문장 : 외로우세요? 그 이유가 주변 사람들에게 내 마음의 문을 닫고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나는 그들보다 훨씬 뛰어나다, 나는 그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나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관념으로 꽉 차 있지는 않은가요? 그렇다면 어찌 외롭지 않겠어요.

마음에 드는 이유 : 항상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저 구절을 읽어보니 내가 먼저 사람들과의 벽을 치고 내 마음에 문을 열지 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어느 누구에게도 내 마음에 문을 열 수 없다는 현실 또한 너무 안쓰러운 것 같다.

– ㄱㄷ-

<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 곰돌이 푸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 >

마음에 드는 문구 : 행복을 매일 느낄 수는 없지만, 한 번의 행복이 내 삶을 의미 있게 해줘요.

마음에 드는 이유 : 늘 행복을 원하지만 매일매일 느낄 수는 없다. 내가 행복, 행복하고 싶다고 늘 행복할 순 없지만 사소한 일 하나라도 행복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강아지와 산책을 나가면 강아지가 신나하는 모습을 봐도 귀엽고 행복하니까. 그런 작은 행복이 내 삶을 의미 있게 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