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날] ‘수원여성인권 돋음’ 방문기

‘수원여성인권 돋음’ 방문기

활동가들은 지난 6월 28일, 이제 막 개소한 수원의 반성매매 단체인 ‘수원여성인권 돋음’을 방문했습니다. ‘수원여성인권 돋음’은 수원여성의전화 부설기관이었던 성매매피해상담소와 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지원센터, 자활지원센터가 합쳐진 단체입니다. 활동가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단체 내부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3층짜리 넓은 건물을 하나하나 새롭게 바꾸신 데에서 활동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이 보였습니다.

이후 ‘돋음’ 활동가 선생님과 함께 폐쇄된 수원역 집결지를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수원역 집결지는 일제강점기 유곽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60여 년 간 지속되어 온 여성인권 착취의 공간입니다. 수원역 집결지 폐쇄는 2019년부터 수원시가 집결지 내 소방도로 개설을 추진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지자체와 여성·시민단체, 인근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수원역 집결지는 2021년 6월, 완전히 폐쇄되었습니다.

수원역 집결지에는 지역 내 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와서 성을 매수하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집결지 내부에는 베트남어, 중국어로 된 가게들이 꽤 있었습니다. 업소 유리창에 붙어있는 집결지 폐쇄 안내문은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한국어 총 4개 언어로 쓰여져 있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외국인인데, 여기를 어떻게 알고 찾아왔을까 싶었는데, 수원 활동가 선생님께서 공단 사장이 알려주는 일도 많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듣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수원역 집결지는 폐쇄되었지만 이곳을 여성인권 기억의 공간으로 남기기 위한 활동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미아리 집결지 폐쇄를 준비하고 있는 [보다]에도 중요한 지점인 만큼 함께 배우고 연대하겠습니다!

[연대활동]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완전 폐쇄와 성매매 업주 일가족 전체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지난 4월 28일 빚에 허덕이는 여성들을 상대로 선불금을 제공해 성매매를 하도록 유인하여 20여년간 128억의 수익을 올린 일가족이 세상에 밝혀졌습니다.

작년 11월 해당 성매매 집결지 내 업소에서 일하는 성매매 여성 2명이 수원지검에 “업주 등에게 성매매를 강요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해당 업소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지만 이들 중 2명만이 구속되었을 뿐 일당 중 3명은 구속되지 않아 어렵게 마음을 먹고 진술해주신 여성분들이 두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 수원시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성매매 업주 일가족 전체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도 참여하였습니다.기자회견에서 대독한 피해자 발언 전문을 공유합니다.

기자회견 일시 : 2021년 5월 11일 (화) 11시

기자회견 장소 : 수원검찰청 앞

<피해자 발언 대독>

고소장을 제출하고, 처음 경찰서에서 진술을 하면서, 우리는 피해자라고 생각했고, 조사과정에서도 피해자로 조사받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마주한 수사관의 태도에서 ‘이 사람도 이제까지 봐왔던 사람들과 같이 성매매 여성에 대한 낙인, 피해가 아닌 피의자로 바라본다’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빚이 있어서 고소한거 아니냐. 왜 이제야 고소를 하냐’ 라는 느낌과, 자발적’이라는 말을 여러번 반복하며 ‘너네가 알아서 몸판거잖아’ 라는 태도와 분위 속에서 진술을 해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분명히 피해를 진술했지만 피해자가 아니였습니다.

진술은 힘들었지만 열심히 조사를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의 피해는 모두 묻힌 느낌이였습니다. 담당 수사관은 정해진, 필요한 진술만 요구했고 ‘폭행당했냐, 감금당했냐’라는 질문만 반복했습니다. 그 순간 ‘내가 고소를 왜 했지, 이런 말을 들으려고 고소를 한건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원했던 것은 가해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였을 뿐인데, 질문이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느낌이였습니다.

얼마전 뉴스를 통해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증거가 나온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진술을 여러번 했는데, 만약에 처음 진술했을 때 가해자들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했다면, 가해자로 조사 받은 이후 업소를 운영하지 않았어야 하는 게 맞는데, 압수수색 하던 날 돈통에 돈이 있었다는 것은 가해자들은 조사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영업을 했다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제일 의문스러운 점입니다. 업주들은 경찰조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업소를 운영했다는 증거입니다.

경찰청 조사에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무조건 처벌될 테니까, 일망타진 할 테니까 처음부터 다시 진술을 해달라고 해서 경찰서에서 조사 받을 때와는 ‘조금은 다르겠지.’ 하고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검찰이 더 정확한 증거를 요구한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업주 몇 명 구속! 그게 경찰에게는 성과겠지만 우리가 원했던 건 처벌이 안 되더라도 수사기관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랬던것! 그거 하나였습니다.

법을 잘 아는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경찰과 검찰입니다. 수사기관이 요구하는 대로 지난 기억을 끄집어 내 여러 번 진술했지만, 결과적으로 꼭 처벌되길 바랬던 사람들은 구속이 되지 않았고 ‘업소를 운영한 기간이 짧다’라는 이유로 불구속 되었습니다.

성매매 업소 운영 기간이 짧다고 구속이 안 될 수가 있는 건지 이해가 안됩니다. 추징보전 된 재산도 그들의 재산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 업소에서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업주가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는 것도 모두 답답합니다. 불구속된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꼭 구속해서 제대로 처벌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건 수사기관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최대한 처벌이 되기를 바랄뿐입니다.

모든 범죄행위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성매매 알선만 송치되었다는 점은 검찰이 우리를 피해자로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가족 모두를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검찰에서는 2명만 구속했고, 나머지 3명은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는 건데 오히려 피해를 진술한 우리가 두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업주들이 보란 듯이 빠져나와 활개를 치고 다니게 한 검찰의 결정을 정말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피해자니까 피해자로 제대로 봤으면 좋겠습니다. 알선만으로 처벌받는 건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닙니다. 그럴 거면 애초에 고소하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도 잘못하면 벌금을 낼 수도, 기록에 남을 수도 있는데 그런 심적인 위험부담을 안고도 고소를 시작한 건데 강요, 갈취가 빠지고 알선만 송치되어 굉장히 허무합니다.

가해자들이 어떤 처벌을 받든 확실한 처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징보전 된 재산이 모두 몰수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업소에 있으면서 그 동안 벌어준 금액이 있으니 그 금액 만큼이라도 추징해서 범죄수익으로 환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대로 된 처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또 그런 일이 안 생기니까요.

벌써 고소장을 접수한지 1년이 다 되어갑니다. 어렵게 용기내서 노력한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National Solidarity against Sexual Exploitation of Women-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