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새누리당여성공약-무대책,무관심,무능력

전국 126개 여성단체들의 총선대응기구인 '2012여성투표행동 퍼플파티'는 오는 4.11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여성관련 공약을 비교·분석하여 발표합니다. 총 8회에 걸쳐 실릴 공약비교가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에 기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기자 주>

여성노동이 존중되어야 진짜 복지국가!

각 당은 한국 사회를 살릴 적임자는 자기라며 연일 일자리대책, 비정규직․ 복지 대책을 총선 공약으로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문제의 핵심이면서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자리에 놓여 있는 '여/성/노/동/자' 문제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일하는 여성 중 비정규직 비율 61.8%, 월 120만 원도 못 받는 저임금 여성노동자 42.7%, 법정 최저임금 미달자 중 여성 비중은 무려 61.5%, 결과적으로 성별 임금격차는 38.9%로 OECD 1위인 열악한 여성노동현실! 이 현실이 바로 차별과 편견의 결정체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현실을 바꿀 대책이 없는 것은 입으로만 '살림'을 얘기할 뿐 진정으로 한국 사회를 살릴 대책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더구나 여성에게 가사와 양육 책임을 지우고 남성에겐 생계벌이의 무거운 짐을 지우는 성별 분업화된 젠더 체제를 해체하지 않고서는 노동시간 단축, 좋은 일자리 창출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여성노동문제 해결이야말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따뜻하고 여유롭고 평등한 복지국가의 첫걸음인 것이다.

여성노동 감수성 - 노동․ 복지 문제 해결 능력과 진정성의 판단 기준

그래서 각 당의 여성노동공약을 살펴보고 꼼꼼히 평가해보는 것은 중요하다. 여성노동 공약은 사회적으로 잘 주목받지 못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욱 더 각 정당의 쌩얼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마치 잘 보이고 싶은 곳은 치장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대충 뒤섞인 채로 두는 것처럼. 그리고 그 기대는 배반당하지 않았다. 정당별로 여성노동공약은 정말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여성노동문제에 대한 감수성은 사회양극화와 빈곤문제 해결의 진정성과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먼저 공약은 일자리, 비정규직, 일․생활 양립 3대 영역의 9대 정책과제를 가지고 공약을 비교하였으며 공약 수준과 실현가능성을 기준으로 수준이 높으면 ○, 중간이면 △, 낮으면 ×로 표시하였다. 그 결과는 아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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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당의 19대 총선공약집 재구성

ⓒ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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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여성 공약, 무대책·무관심·무능력

먼저 새누리당은 여성노동문제에 대한 무대책·무관심·무능력한 정당임이 드러났다. 필자는 새누리당 공약집을 살펴보면서 공약집을 몇 번이나 뒤적였다. 왜냐면 여성공약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찾을 수 있었던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력단절 여성과 20대 여성의 취업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과 60대 여성의 진로설계를 위해 코칭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60대 여성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진로 코칭인지, 대다수 60대 여성의 현실을 알기나 한 것인지 묻고 싶다. 또한 민간 부문 비정규직 대책은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도입하여 자율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으로 계속 기업의 비정규직 사용을 규제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대책을 발표했다.

민주통합당, 사회서비스 일자리 개선 공약 구체성 확보

민주통합당은 '성평등사회를 조성'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이를 실현할 10대 여성공약을 발표하였다는 점에서 새누리당과는 확연히 다른 수준의 공약을 제시했다. 그 중에서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양질의 여성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에 대한 표준임금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은 특별하다.

이는 현재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고용 불안정성과 저임금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 대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하는 여성 3명 중 2명이 비정규직인 현실에서 비정규직 여성의 출산휴가 보장 및 육아휴직 활성화 방안이 제시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또한 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성차별적 직장문화 때문에 맘 편히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법 적용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이 매우 절실하다.

통합진보당, 성 평등한 일·가정 양립 공약 제시

통합진보당은 비정규직 축소와 간접고용 규제, 일자리 창출 등 노동관련 공약에서 민주통합당 공약보다는 훨씬 더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함으로써 공약 실현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이 차별적이다. 또한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사회적 여건을 마련하고 기업이 모성관련 법 준수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강화하고(2011년 모성관련법 위반 기업주 처벌은 단지 4건) 남성육아휴직 3개월 의무할당제 및 육아휴직 수당 현실화를 공약으로 발표하였다. 이를 통해 임신·출산·육아로 인해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퇴출되는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자유선진당은 가칭) 사회서비스 공단을 설립하여 약 150만명의 돌봄서비스 종사자의 임금 및 처우를 개선하며 사회보험료를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여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와 개선 의지를 보여준 점이 돋보였다. 그러나 가사서비스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을 위한 법개정 공약은 제외함으로서 노동자성 확보에는 무관심함을 보여주었다.

창조한국당은 별도의 여성공약은 찾을 수 없었고 원론적인 수준에서 여성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는데, 공약의 구체성은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진보신당 여성정책은 '여성의 생애를 바꾸는 전략'으로 10대부터 생애주기별로 현재 여성인 당면한 현실과 이를 개선할 공약을 제시하는, 이슈 중심이 아니라 생애주기 중심의 차별화된 여성공약을 선보였다. 이는 여성의 전 생애를 포괄해서 공약을 제시하는 장점은 돋보였지만 당면 현안에 대한 구체성이 조금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어 현행 육아휴직 기간 중 50%를 아버지 육아휴직할당제로 실시하자는 안이 제출되었다. 그러나 현재도 만 1년씩 남녀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지만 육아휴직 기간 중에 받는 급여가 너무 낮고 기업 내 분위기 때문에 사용이 어려운데 이에 대한 현실적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다.

진보의 가늠자, 여성노동문제 해결 의지

이상으로 9대 정책과제 중심으로 5개 정당의 19대 총선 여성노동공약을 비교하여 보았다. 결과적으로 가장 공약 수준과 실현가능성이 낮은 당은 새누리당이었으며 다른 정당들은 조금씩 편차를 보여주었다. 이 과정을 통해 필자는 여성노동공약이야말로 99%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진보의 가늠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아무리 말로는 변화와 혁신을 떠든다 해도 여성노동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낮은 정당은 우리 사회 문제를 반쪽밖에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반쪽짜리 해결책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9대 총선에서는 유권자의 바른 선택을 통해 가장 낮은 자리에서 오늘도 일하고 있는 여성노동자가 웃을 수 있는 행복한 정치, 살림의 정치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전국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