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논평] 우리의 춤과 노래를 단속하지 말라 -부산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 영업정지 사태에 부쳐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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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우리의 춤과 노래를 단속하지 말라

-부산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 영업정지 사태에 부쳐


부산의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가 공연 중 관객들이 춤을 추었다는 이유로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일반음식점에서는 손님이 춤을 추는 행위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공연을 보며 음악에 맞춰 관객들이 몸을 움직인 것이 불법이 된 셈이다. 


이 황당한 사건은 우리 법이 술과 노래, 춤을 특정한 방식으로 결합해 ‘유흥’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술과 노래, 춤을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영업의 종류를 구분한다. 일반음식점에서는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실 수 있고, 공연도 할 수 있지만 손님이 춤추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반면 유흥주점에서는 주류를 판매하며 손님이 노래하거나 춤추는 것이 허용되며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여성’인 유흥접객원을 둘 수 있다. 유흥주점이라는 특정한 영업형태를 구별하기 위해 술과 노래, 춤이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유흥’은 처음부터 단순히 사람들이 즐겁게 노래하고 춤을 추는 행위를 뜻해오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오랫동안 누군가의 즐거움을 위해 다른 누군가가 노래하고 춤추는 ‘접대’의 문화가 있었다. 그리고 그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은 여성인 유흥접객원으로 규정되었고, 오랫동안 가수, 악기연주자, 무용인 등 공연자들까지도 유흥종사자 범위에 포함됐다. 술과 노래, 춤을 즐기는 문화가 남성 손님을 중심으로 한 접대-유흥 산업의 틀 안에서 제도화된 것이다. 

1990년대 라이브클럽 합법화 운동은 이러한 제도에 균열을 냈다. 가수와 연주자 등을 유흥종사자로 분류하고 일반음식점에서 공연을 제한하던 규제가 바뀌면서, 노래와 연주는 누군가를 접대하기 위한 ‘유흥’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향유하는 공연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2026년인 지금도 무대 아래 관객은 춤을 출 수 없다. 공연자는 ‘유흥’의 굴레에서 빠져나왔지만, 술과 노래와 춤을 특정한 방식으로 묶어 사람과 공간을 분류하는 오래된 법 체계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성적 접대와 결합해야 가능했던, ‘유흥’을 거부한다.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는 이들을 접대의 도구로 비하하고, ‘유흥접객원’의 시중을 받아야 ‘유흥’이라 했던 차별과 혐오의 역사를 끝내야 한다. 문제는 유흥이 아니다. 누구의 유흥을 위해 누구를 동원해왔는가이다. 포털사이트에서 ‘유흥’을 검색하면 청소년에게 부적합한 검색 결과가 제외되었다는 안내가 등장한다. 유흥접객원은 법에 의해 정기적으로 성병 검진을 받아야한다. 즐겁게 놀며 흥을 돋운다는 뜻의 유흥은 어느새 성적인 접대와 성매매를 표현하는 말이 되었고, 그 유흥을 제공하는 여성의 몸은 국가가 관리하는 대상이 되었다. 춤과 노래가 문제였던 것이 아니다. 여성의 몸과, 춤, 노래를 동원해온 접대문화와 성산업이 ‘유흥’의 이름을 독점해온 것이다. 그 결과 한편에서는 공연을 보며 춤을 췄다는 이유로 라이브클럽이 영업 정지를 당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여성을 남성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존재로 두는 영업이 여전히 법률상 합법적 업종으로 존재한다. 부정과 부패의 온상이 되어온 접대문화와 성산업을 규제하는 대신 기존 ‘유흥’의 영업권을 보장해주기 위해 시민들의 춤과 노래와 술을 단속해온 것이다. 

 

본래 즐겁게 놀며 흥을 돋운다는 뜻의 유흥은 모든 성별, 모든 시민의 것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음악을 듣고, 술을 마시고, 노래하고, 춤출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의 즐거움을 위해 특정한 성별의 사람을 ‘도우미’로 배치하지 않아도 우리는 얼마든지 함께 춤추고 노래할 수 있다.


오방가르드 영업정지 사태는 우리 사회가 시민들의 자유로운 음악과 춤을 규제해 온 이유였던 이 오래된 ‘유흥’의 역사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한다. 술과 노래, 춤을 남성 중심의 접대 문화와 결합해 ‘유흥’으로 제도화하고, 그 안에서 여성을 남성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존재로 규정해 온 이 낡은 법체계는 이제 다시 논의되어야 한다. 


여성을 누군가의 ‘유흥’을 위한 도구로 만들지 말라. 

우리의 춤과 노래를 단속하지 말라.

차별과 혐오, 부정 부패로서의 ‘유흥’을 끝장내고 

평등하고 자유로운 시민의 ‘유흥’을 보장하라!


2026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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