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부설 여성인권센터 보다


성매매피해여성을 지원하는 여성주의 상담소입니다. 

2016년 성매매집결지인 성북구 하월곡동, 일명 미아리 텍사스 맞은편에 개소한 이래로
전화상담 및 면접상담을 통해 법률·의료·쉼터 연계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정기적인 성매매 현장 방문 상담을 통해 여성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3월 카드뉴스] "미아리 화재 참사 21주기를 추모하며"

관리자
20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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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27일 낮 12시 30분, 서울 하월곡동 집결지의 한 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성매매 여성 5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사망자들은 모두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이었습니다.

불은 20여 분 만에 진압되었습니다. 그러나 건물 내부에 가득 찬 유독가스로 인해 인명 피해는 크게 늘어났습니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담뱃불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발표했으며, 이 사실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은 애초에 탈출이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비상구와 소방시설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통로는 좁고 복잡했습니다. 창문은 대부분 막혀 있었으며 일부는 합판으로 봉쇄되어 있었습니다. 베란다로 가는 길은 물건들로 가득 차 있었고, 3층과 4층 창문에는 쇠창살까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출입구 외에는 탈출할 수 있는 길이 없었습니다.

이 사건은 성매매방지법 시행 6개월 만에 발생했습니다. 사고 전날인 3월 26일, 경찰은 해당 업소를 단속했지만 영업은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업주와 종업원들은 조사 이후에도 새벽까지 영업을 이어갔습니다. 여러 차례 적발되고도 운영이 가능했던 현실에서 단속은 실효성을 갖지 못했습니다.

특히 사망자 중 한 여성은 사고 전 두 차례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3월 25일, 그는 112에 “업주가 성매매를 강요합니다. 빨리 와주십시오”라고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현장을 떠났습니다. 다음 날에도 그는 “무섭습니다. 업주 때문에 전화하지 못합니다. 긴급출동을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출동 이후에도 그를 보호하지 않고 다시 업소로 돌려보냈습니다.

경찰은 이후 피해 여성들이 감금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생존자들의 증언은 달랐습니다. 출입문은 철문으로 통제되었고, 인터폰 경보음이 울리면 현관 관리자가 나타나 이동을 제한했습니다. 여성들은 사실상 외부로 나갈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화재 이후에도 책임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소방당국은 소화기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생존자와 유가족은 현장에서 이를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화재경보기 역시 업주가 머무는 1층에만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재판 결과, 업주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건물주는 벌금 100만 원에 그쳤습니다. 경찰 공무원은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업주는 미아리에서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업소 운영을 계속했습니다.

유가족과 여성단체들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관련 당국의 책임을 촉구했습니다. 유족과 생존자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당시 상황을 ‘묵인하거나 방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화재가 아니었습니다. 실효성 없는 단속과 묵살당한 구조 요청, 그리고 여성 인권이 철저히 외면된 현실이 만들어낸 참사였습니다.

미아리 집결지는 재개발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간이 사라진다고 해서 착취의 역사와 구조까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적절한 지원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채 내몰린 여성들은 다른 형태의 성착취 현장으로 다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질문해야 합니다. 왜 그 구조 요청들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말입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여성에 대한 착취의 굴레를 끊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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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2004-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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