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프랑스 성평등모델 도입 10년 기념 국제심포지엄 _뭉치 바라의 글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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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프랑스 성평등 모델 도입 10주년을 기념하며 국회에서 진행된 국제심포지엄에서 전세계 당사자활동가들에게 한국의 성매매경험당사자 자조모임의 의미와 활동을 전하는 뭉치 운영위원 바라의 글을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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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글 전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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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프랑스 성평등 모델 도입 10년을 축하합니다. 
저는 한국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뭉치’>에서 반성매매 당사자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닉네임 ‘바라’입니다. 
<뭉치>는 성매매경험당사자인 우리가 뭉쳐서 안되는 게 없다는 뜻을 줄인 말입니다. 현재 한국 6개 지역에 당사자 자조모임이 있으며, 저는 전라북도 자조모임인 ‘키싱구라미’에서 활동 중입니다. ‘키싱구라미’는 2006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올해로 20년을 맞았습니다. 


20년간 자조모임이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설 곳 없던 당사자들이 성매매를 하지 않고 살아가는 서로의 삶을 지지해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매매 현장에서 당했던 성착취 폭력을 재해석하며, 왜 성매매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인지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이어왔습니다. 


성매매의 특성상 성매매여성의 ‘자발성’에 대해 사회적 편견과 비난이 자리 잡고 있기에 당사자인 우리도 현장에서 겪은 폭력 조차도 ‘나의 탓’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자조모임을 하면서 성매매는 취약한 상황에 내몰린 여성들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맥락안에서 이용/착취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나와 우리의 경험이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나의 잘못이 아닌 사회의 책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한 번도 성매매가 ‘합법’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언제든 성구매가 가능한 사회이기도 합니다. 성산업은 왜 이렇게 지속되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성매매로 인해 누가 이득을 보는지, 누가 성산업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지, 성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성매매/성착취를 묵인하는 국가, 여성의 몸을 통해 수익을 벌어들이는 업주, 업주와 유착되어 있는 경찰, 여성의 몸과 존엄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는 성구매자, 성매매 행위가 이루어지는 건물 주, 성매매가 일상화되어 사회에서 방관하는 시민들, 그리고 성매매 된 여성까지...


성산업을 유지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성매매를 문제시하거나 반성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성매매여성에게 씌워진 낙인과 혐오로 인해 성매매 된 여성들만이 스스로를 탓합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우리는 이제 스스로의 혐오를 벗어나 성착취 구조에 집중하며, 우리의 경험에 대해 사회에 폭로하고 여성의 탓이 아닌 성착취 구조의 민낯을 드러내는 활동을 하며 살아갑니다. 


만약, 자조모임이 없었다면, 뭉치가 없었다면, 저는 여전히 나를 망가뜨린 건 나 자신이라고 믿으며 스스로를 미워하고, 자책하며 살아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사자 모임을 만나 변화된 내가 좋고, 과거의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당사자들과 함께 대화하며 서로의 삶을 지지해 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2026년 프랑스가 성평등 모델을 도입한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이곳에 와서 성평등모델의 도입배경을 듣고 반성매매 활동가, 당사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분들을 만날 수 있어 기쁩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로젠 이셰르 활동가와 알렉신 활동가를 만날 수 있어 든든합니다. 두 분을 직접 만나 본 적은 없지만 두 분의 존재만으로도 저와 우리에게 힘이 됩니다. 


뭉치의 슬로건은 “우리의 존재가 실천이다”입니다. 세계 각국의 당사자들에게 한국에서 반성매매 당사자 운동그룹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길 바라며,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전세계의 성착취 현장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도 이 마음이 닿기를 바라며, 한 분 한 분의 존재가 실천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프랑스의 성평등 모델 10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한국에서도 하루빨리 성평등모델이 도입되어 여성들이 성매매하지 않을 권리가 당연시 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다음에 다시 만날 때에는 한국에서도 성착취 구조를 바꾼 변화의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뭉치의 슬로건을 외치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우리의 존재가 실천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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