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연속강연 “왜 노르딕 모델인가” 현장스케치] 3강, 스웨덴, ‘Inte din hora’ 멤버 카이자

지난 7월 23일 [2021 전국연대 연속강연 – “왜 노르딕 모델인가” 3강 스웨덴, ‘Inte din hora’ 멤버 카이자 (Cajsa) ] 를 진행했습니다. 현장에 오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당일 강의의 주요 내용을 공유합니다.

“제 이름은 카이자고 24살입니다. 16살에 저를 학대하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마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저에게 마약을 판매한 사람이 돈 대신에 오럴섹스를 해주면 그냥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저의 경우, 이미 제 전 남자친구가 성관계를 해야만 방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주곤 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위험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현재 저는 탈성매매를 했고요. ‘인티 딘 호라’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티 딘 호라’는 성매매 여성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싸우는 단체입니다. 성매매 여성들로만 구성되어 있고요. 주로 교육을 많이 나갑니다. 정치인들을 만나기도 하고 SNS를 활용하는 등 사회에 ‘여자들은 사고 팔리는 존재가 아니다. 성구매는 폭력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규모는 130명에서 140명 정도 됩니다.”

“‘인티 딘 호라’의 많은 멤버들은 성매매 여성 미투 운동을 계기로 함께 하게 되었고요. 제 경험을 사회에 말하게 된 계기는 부모님의 지원 덕분이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저에 대해 ‘나쁘다.’ 거나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비난하는 대신 정말 많은 지원을 해줬고 그래서 더 많은 것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의 성매매 경험에 대해 부모님께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웨덴이 노르딕 모델을 채택한 나라여서입니다. 노르딕 모델은 성구매자들, 업주, 구매자들은 처벌하지만 여성은 처벌하지 않는 모델입니다. 노르딕 모델은 1999년, 성구매자, 섹스클럽, 성매매 당사자들 등을 인터뷰하고 성매매는 가부장적 사회의 극단적인 형태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도입되었습니다.”

“성매매는 성관계를 원하지 않지만 일정 금액만 내면 성관계에 동의할 수 있는 것을 말하죠. 다시 말해 성관계를 원하지 않지만 돈이 필요한 누군가와 관계를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남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여성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것을 이용하죠. 그리고 스웨덴 법은 성구매자들과 포주들을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가해자로 보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성 구매 처벌법은 이와 같습니다. 6조 9항 ‘만 18세 미만의 아동에게 보수를 목적으로 성행위를 저지르거나 용인하도록 설득한 자는 아동의 성행위 구매에 대하여 벌금 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리고 성인 성 구매에 대하여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하지만, 사례를 보니 구매자에게 한국 돈으로 15만 원 정도의 벌금이 부과된 것이 전부였습니다. 결국 감옥에 가는 일은 거의 없는 거죠. 알선의 경우 최대 4년이고 가중 알선일 경우 최소 2년에서 최대 10년을 받게 됩니다. 성 구매자들에게 더 큰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높은 처벌이 필요합니다.”

“제가 보는 노르딕 모델의 제일 큰 문제점은 뭐냐면요. 착취된 여성들을 돕는 탈성매매 지원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과 경찰들이 우리를 피해자가 아닌 증인으로만 본다는 겁니다. 성을 구매하는 것은 국가에 대한 범죄이지 성매매 여성에 대한 범죄가 아니라는 뜻이고요. 이는 즉 피해자나 학대를 당한 사람들이 받는 보호를 우리는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또 문제는 우리가 성매매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스웨덴 일반 사람들은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거 알긴 하지만 성매매 자체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스웨덴에서 업소는 불법이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거죠. 스웨덴 문화 자체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그런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조용히 지냅니다. 그래서 사회에 이런 성매매 문제들이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노르딕 모델이 중요한 이유는요. 사회가 여성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비난하는 게 아니라 ‘네가 잘못한 게 아니다’, ‘성 구매를 한 남성들이 잘못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법이 만들어진 거잖아요.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 스웨덴은 성 구매자를 처벌하지 않았다가 1999년 성 구매 처벌법을 시작하면서 성구매자를 처벌하기 시작했는데 도입할 때 사람들의 저항이나 사회적으로 반발은 없었는지, 그 당시 분위기는 어땠는지 아시는 게 있으시다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 지금과 같았던 것 같아요. “성매매는 되는데 성 구매는 왜 안 되냐” 착취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법인데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교육이 정말 중요하고요. 그래서 이런 강연을 하죠. 지금 하는 강연처럼 ‘성매매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는지, 왜 착취인지, 이걸 왜 하면 안 되는지’ 가르치는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Q : 여전히 노르딕 모델에 대해 반대의 여론이 있다고 하셨지만 노르딕 모델을 도입한 이후에 성매매에 대한 인식 바뀌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노르딕 모델을 도입한 이전과 이후 어떤 변화들이 있는지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노르딕 모델은 여성을 보호하죠. 노르딕 모델 시행 이후 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수치를 독일과 비교해보면 굉장히 다르고요. 또 노르딕 모델이 생기고 제 경험에 대해 가족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르딕 모델은 저에게 그냥 비범죄화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가 잘못한 게 아니구나 라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노르딕 모델의 시행으로 내가 잘못했다는 죄책감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Q : 여성을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고 말씀 하셨어요. 탈성매매 이후에 여성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 있는지, 어떤 지원이 가장 필요한지 카이자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A : 저 같은 경우는 외상 후 장애가 생겨서 남자를 믿는 것도 어려워지고 트라우마도 생기고 그런 후유증들이 생겼어요. 그렇기 때문에 탈성매매를 할 때 상담이 많이 필요한 것 같고요. 경제적인 지원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지지인 것 같습니다. 여성에 대한 지지가 매우 부족합니다. 그 점에 초점이 맞춰질 필요가 있습니다.

Q : 한국의 당사자 네트워크인 뭉치에서 소감을 보내주셨습니다. “오늘 강연 잘 들었습니다. 노르딕 모델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멀었음을 느낍니다. 많은 나라들의 당사자 활동가들이 연대하여 성매매로 인한 착취나 범죄가 없어지기를 바랍니다.” 두 시간 동안 스웨덴의 사례와 경험을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못다 한 얘기는 8월 27일에 이어질 웹포럼에도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1강 -> jkyd2004.org/2021-연속강연-왜-노르딕-모델인가-현장스케치-1강-독일-netzwerk-ella-설립자-후스케/

2강-> http://jkyd2004.org/2021-연속강연-왜-노르딕-모델인가-현장스케치-2강-영국-nordic-model-now-부의장-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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