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기획강좌 현장스케치] 1강, 디지털자본주의와 여성 섹슈얼리티

지난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연대 2020 기획강좌, <‘여성거래’, 무엇이 성착취를 가능하게 하는가>를 진행했습니다. 텔레그램 성착취부터 현실의 성산업까지, 여성 대상 성착취의 근본을 정조준 하기 위한 논의들을 이어갔습니다. 현장에 오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 아주아주 간략하게 당일 강의 내용을 공유합니다.

<1강, 디지털자본주의와 여성 섹슈얼리티_김애라(한국여성정책연구원)>

디지털자본주의와 플랫폼, 디지털 노동

“(디지털 노동이 뭐냐면) 이용자들의 참여활동이 자본주의적 가치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이게 노동이라는거죠. 재미로 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는 수익을 얻는다는거죠. 우리의 활동을 통해서”

“흥미롭게도 또 모순적이게도, 직접적인 착취나 강제와는 상관없는 자유로운 참여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탈계 같은 얘기를 할 때도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자발적으로 위험을 초래했다, 이런 얘기를 하지만, 실제로는 디지털자본주의는 굉장히 구조화된 체계로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구조 안에 들어간 이상, 구조에 알맞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자발이라든지, 개인의 자유로운 참여라는 것 만으로 이것이 노동이 아니다 착취가 아니라거나 이렇게 말하기 굉장히 어려운 지점이 생기는 것이구요”

여성 이용자들은 어떤 식의 디지털 노동을 하는가

“디지털 컨버전스, 융합의 시대,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토대가 디지털미디어다 라고 하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성차별이나 여성에 대한 성적대상화가 있는 사회 속에서 디지털이라는 신기술이 등장했다고 해서 갑자기 기존의 것들이 사라지는가? 절대 아니고 오히려 강화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탄생했다는거죠. 이런 식의 주목을 통한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성공적인 디지털 노동자가 될 수 있는 쇼셜 미디어 장에서 여성들은 무엇을 통해서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발생시킬까? 주목을 발생시킬까? 하면 주로 기존의 이성애적 여성성을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거죠.”

여성들의 섹슈얼러티가 온라인 상에서 어떻게 자본화, 상품화되는가?

“얼마 전에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벗방’과 관련된 방송을 보면서 제가 논문 쓸 때 만났떤 여성들과 그때 파악했던 소셜미디어 자본주의 시장과 너무 똑같아서 충격받았었어요. 스펙트럼이 이렇게 되어 있는거죠. 연속성. 성매매여성 일반여성에 이르기까지 교환 가능한 것으로 간주되는, 특히 성별화된 노동 분야에 있어서는 여성의 노동은 성적인 것을 아주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고는 이해하지 못해요.”

“성별화된 노동 분야에 있어서는 노동시장에서 교환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여성의 노동이라고 하는 것들은 성적인 것을 아주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고는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많습니다. 디지털 자본주의에서는 여성들의 신체를 특정한 방식으로 생산한다는거죠.”

“누가 성적 욕망과 성적 재현을 하는가, 또는 누구를 대상으로 성적인 재현을 하는가를 봤을 때, 그 구도가 안 바뀐다는 거죠. 아무리 신기술을 갖다놔도, 비대면이라 해도 전혀 바뀌질 않는다.”

디지털자본주의에서의 여성 섹슈얼리티

“여성들이 스스로 사진을 올리고 성애화된 이미지를 스스로 올릴 때 긍정적인 효과나 영향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여성들이 성적 자유라든지 표현할 수 있는 권리가 문화로 형성되는 측면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플랫폼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구조를 이해하면, 그리고 단적으로 엔번방 같은 것을 보면 여성들이 자신의 성적 재현을 그것이 아무리 의미의 전유를 한다고 해서, 의미의 전환을 거쳐서 업로드를 한다고 해서 그런 식으로 의미가 전달되느냐, 그것은 다른 것이 같이 바뀌어야만 가능한거지, 기존의 문법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올렸을 때 어떻게 소비되냐면 기존의 문법으로 소비된다는거죠. 내가 찍고자했던 의미나 의도와 무관하게.”

“콘텐츠 상품의 스펙트럼, 연속성에서 여성의 성적 대상화된 이미지를 구별해낼 수 있을지 고민이 돼요. 성적 콘텐츠의 생산자가 누구인지, 사진에 나온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게 맞나? 그 여성이 유일한 생산자인가? 이미지의 생산자는 플랫폼 자본주의이기도 하고 잠재적 소비자들이기도 하거든요. 여성들이 주체적인 성적 섹슈얼리티를 향유한다는 것, 온전히 통제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이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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