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민들레순례단 참여후기

9월 25일, 2019 민들레순례단으로 군산에 다녀왔습니다. 올해 민들레순례단에는 보다 활동가들 이외에도 반성매매에 관심있는 분들과 함께했습니다.

참여자분의 소중한 후기를 나눕니다

저는 올해 초에 성매매 업소 생활을 정리했고, 현재는 “여성인권센터 보다”에서 직업훈련, 법률, 의료지원까지 받고 있습니다. 일명 “감뚝” 이라는 곳의 화재를 들어보긴 했으나, 저는 이렇게 여러 번 화재가 있었다는 것 등의 자세한 내용은 이번기회에 알게 됐습니다.

처음에 보다쌤이 군산화재현장방문에 같이 가자고 말씀해주셨고, 개인적일로 그쪽에 가는 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지만 같이 가겠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도 업소생활을 하면서,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적도 있었고, 최근 천호동 화재 때도 언니들이 희생되는 걸 봤기에, 그냥 바람이나 쐬자는 생각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군산에 도착해서 시장을 지나 좁은 골목을 지나면서부터 조금씩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문에는 창살로 막아두었으며. 다음 장소로 이동한곳은 건물은 철거되고 없었으나 당시 화재현장 사진을 보면 창문에는 스티로폼과 나무판자를 덧대어 창문을 모두 벽으로 만들어 버렸으니.. 화재 당시 빛이라고는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공포스러웠을까..

그리고 화재가 일어나기 전에도 희생자들은 한줄기 빛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 감금되어, 폭행당하며 일을 했을 텐데.. 도대체 그 모든 걸 어떻게 견디며 일을 했던 건지.. 예전에 내 모습이 떠올라서 더 화가 나고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복잡한 심경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 전시장에는 언니들이 쓴 일기와 장부..그리고 유품들과 업주 장부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일기장에는 “아파서 쉼(꽁)” 이라는 글과 함께 밑부분 쪽에

“병원 가고 싶다”

“누군가 나에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하루라도 쉬고싶다”

“아픈 것엔 익숙해졌다”

이런 식의 글들…

내가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공포와 고통.. 그리고 두려움은.. 차마 그들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되었다고 합니다. 제2의, 제3의 희생자들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됩니다.

불법 성매매현장에서 화재에 희생되고, 고통에 못 견뎌 자살하고 이처럼 안타까운 죽음이 이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런 안타까운 마음으로 상담소 선생님들이 매주 현장에 나와서 언니들에게 손을 내밀어주시는걸 이제 알았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소식지를 전해주시며 어떤 마음이셨을지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알것 같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불법성매매업소현장에는 업주들이 묵언의 침묵으로 주는 압박, 창살 없는 감옥에서의 감금, 본인이 왜 일을 해야 되는지도 모르는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버텨내면서 불법성매매업소에 발 묶여있는 언니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 언니들에게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꼭 얘기해 주고 싶어요.

“겁내지 말고 손 내밀면 도와줄 수 있다고, 뒷걸음질 치지 말고 다가오면 보호해 줄 수 있다고, 지금 그 곳에 있는 건 언니들의 잘못이 아니며, 조금만 용기내면 또 다른 세상이 언니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말입니다.

오늘 좋은 경험으로 저를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주신 보다상담소 선생님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어야만 살 수 있었던 언니들,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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