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6차 수요시위 기자회견 주관]

1. 인사말

반갑습니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손정아입니다.

1992년부터 시작하여 오늘 1466차 수요집회가 있기까지 우리들이 함께 만들어온 새로운 여성인권과 평화의 역사들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분들께 감사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1991년 8월14일에 김학순 인권운동가께서 50여 년 동안 숨어서 소리 없이 울던 한과 분노의 침묵을 깨고 공개증언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연이은 피해 증언들이 쏟아졌고 일본군에 의한 만행들에 대한 분노가 들끓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시민들과 여성, 인권단체들이 평화와 인권을 염원하고 할머니들의 명예회복,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를 촉구하며 1992년 1월8일 추위에 할머님들과 함께 수요집회가 시작되었습니다. 1997년 김학순 여성운동가께서 돌아가시기 전, 병마에 시달리시면서도 “끔찍한 기억들이 떠오르면 펄펄뛰다가 죽을 것처럼 고통스럽지만, 일왕의 사죄를 받고 끝나기 전에는 내가 안 죽을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용기있는 여성운동가 김학순할머님‘의 영혼이 여기 있는 우리들에게 머물러계실 것만 같습니다.

2015년 12월 박근혜정부가 일본정부가 했던 졸속 일본군위안부 합의내용이 생각납니다. ’불가역적 최종적합의임을 확인하며, /소녀상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고,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세 가지 합의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의 상징인 평화의 소녀상 조차도 합의로 내준 우리나라 우익보수의 민낯을 우리는 잊지 맙시다. 역사를 부정하며 책임을 피하려는 일본우익 세력과 이에 호응하는 보수인사들, 언론의 공격은 지금도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김학순 인권운동가께서 증언하신 이후 피해사실을 밝혀주신 분들이 240명이었는데 30여년이 지난 지금, 이제 피해당사자분 16분이 남아 계십니다. 그러나 여러분 “끝나기 전에는 죽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셨던 김학순 인권운동가를 기억하며 우리 함께 일본군위안부문제의 정의로운 해결과 여성인권과 평화를 위한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지 맙시다. 감사합니다.

2. 연대발언

안녕하세요 여성인권센터 보다의 해봄프로그램 참여자인 밤입니다. 연대발언문을 쓰며 어떻게 써야할까 고민했습니다.사실 저는 위안부 운동을 잘 모릅니다. 일제강점기 시기 여성들을 군위안부로 강제 동원했고돌아온 여성들이 비난어린 시선에 맞서 자신을 숨기기 보다국가와 세상을 상대로 한 말하기에 나섰다는 것만 알아요.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게 얼마나 대단한지는 몰랐어요.막연하게 멋지고 좋은 일 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성산업에서 겪은 일을 언어화해보는 작업을 해보며 선생님들이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걸고 나오셨는지 조금이나마 어림짐작을 해봤습니다.

이제서야 그저 멋지신 분, 대단한 선생님들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결단을 내고 이 자리에 오신 걸까 사람으로 그 사람의 스토리가 궁금해지는 것 같아요.

가끔 글을 쓸 때면이게 잘하는 걸까. 굳이 시끄럽게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 걸까. 나만 참으면 될 텐데. 뭘 또 괜히 여러사람에게 민폐끼칠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

사회는 늘 저희만 참으면 다 해결될 거라고 해왔잖아요.저희만 조용히 하면 아무 일 없는 거라고요.

전쟁터에서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여성을 공급하고힘든 세상 술 따라주는 여자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부녀자를 유흥종사자로 고용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고 나라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라며 유흥산업에 여성들을 붙잡아두고 착취해왔으면서요.여성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사람으로 자기 삶을 갖지 못 하고 몸으로 소모되도록 착취하는 판을 만들고 소모시키며 세상을 돌아가게 만들었으면서요. 행실을 똑바로 하지 않은 문란한 여성들 탓이라며 진실을 가리고 입을 막아왔어요.

가끔 너무 무섭죠. 걸레 창녀 손가락질도 지금은 응원하지만 사실은 어떤 마음인지 모르겠는 사람들도 정말로 사실은 내가 잘못한 건가 싶어지는 자기 의심도 몰려와요.

그럴 때면 위안부 운동을 지금껏 지켜온 선생님들의 행적에서 방향을 잡아봅니다.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온 선생님들을 보며 다시 고개를 들어요.

사람에게 모멸감을 주고 다들 참는데 왜 못 참냐고 하는 사회에는 살고 싶지 않다고. 인간답지 못 하게 만드는 잔인한 폭력에 억울한 사람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다지고 선생님들이 보여주신 용기를 저도 이어가고 싶다고 다시 용기를 내게 될 수 있어요.

선생님들의 운동이 선생님들에게서 끝나지 않고 저에게 왔듯우리의 운동은 우리의 운동뿐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어지겠죠.

마음이 갑갑할 때 괜히 나대는 건가 주저하게 되고 다음 한 걸음을 떼기 힘들어질 때꿋꿋이 자리를 버텨주신 선생님들을 보고 싶습니다.그리고 선생님들이 언젠가 힘에 겨울 때 고개를 들어볼 수 있는 곳에 바로 보이도록저 역시 자리를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늘 버티고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여성을 착취하는 것으로 돌아가는 사회를 국가를 박살내는 길에 함께 있고 싶습니다.사람이 사람으로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지 못 하도록 하는 사회,책임을 져야하는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고 피해자들에게 비난과 모욕을 하는 사회에더 이상 가만히 있고 싶지 않습니다.

관련자들이 책임 회피 하지 못 하도록 여기 같이 땅에 뿌리내리고 기대며 버텨 살아보고 싶습니다. 이 길을 계속 지켜주신데 감사하고 바라며 조금이나마 그 길에 저도 함께 하겠다고 조심히 약속해봅니다.

3. 성명서

1990년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은 이제 30년을 맞이했다. 피해자에 대한 척박한 인식 속에서도 용기 있게 피해를 증언하고 일본 정부에 대한 공식적인 책임을 요구하며 꾸준히 이어져 온 30년간의 운동은 그 자체로 증거가 되고 자료가 되어 유례없는 운동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 운동이 되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불평등한 젠더권력관계와 식민지배 폭력 등 다양한 층위가 얽혀 있는 사안이다. 이에 대한 우리의 운동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시성폭력의 대표적 사례로서 세계인들의 반성과 성찰을 이끌어내며 세계적 연대를 구축해 가고 있다.

피해당사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피해자는 더 이상 “불쌍하고 안타까운” 존재가 아닌 굳건히 삶을 살내가고 있는 한 명 한 명의 개별적 존재로 변모하고 있다. 이 운동은 비단 한 가지 사건의 문제해결 뿐 아니라 반성폭력 운동을 앞장서 이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일본 정부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며 피해자에 대한 공식적인 사죄와 법적 배상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인권과 평화를 위해 세계 곳곳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훼방하는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운동을 악의적으로 방해하고 위협하고 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내가 하는 거는 죽은 사람들의 일을 다 하는 거야.” 고 이옥선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피해당사자분들은 16명 남아계신다. 그러나 우리의 운동은 끝이 없다. 당사자 한 명 한 명의 증언을 기억하고 우리 사회가 반성해야 할 문제, 또 해결해야 할 문제 즉 나의 문제로 인식하는 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운동은 전 세계 여성폭력이 종식될 때 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다.

–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역사 왜곡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 진실은 여기에 있다.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즉각 배상하라!

– 일본 정부는 잘못을 인정하고 올바른 역사를 교육하라!

– 우리는 명예회복과 정의실현의 그날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201118

146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기자회견 참가자 및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일동

연대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