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리얼돌’ 수입은 성착취 산업의 확장이다!

[성명] ‘리얼돌’ 수입은 성착취 산업의 확장이다!

여성을 성기구화 시키는 ‘리얼돌’ 수입 허용 법원 판결을 강력 규탄한다!지난 25일 서울 행정법원은 세관 당국의 ‘리얼돌’ 수입 통관 거부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기사(오마이뉴스,2021.01.25.)에 따르면 법원은 리얼돌이 개인이 사적으로 이용하는 성기구이고,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볼 수 없어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 아니라며 수입 허가 결정을 내렸다. 2019년 6월 대법원이 리얼돌의 국내수입통관 취소청구 소송에서 수입을 허가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2019년 7월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 청원에 26만 3792명이 동의하는 등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바 있다.

법원은 판결에서 ‘실제 사람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흡사하다고 볼 수준은 아니’고 ‘성기 표현이 다소 구체적이고 적나라하다는 것만으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 왜곡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단지 그 뿐이라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정치권마저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을까. 리얼돌은 단순 ‘성기구’가 아니다. 여성을 재현한 실물인형을 보면서 ‘성기구’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이미 여성에 대한 심각한 인격권 침해이다. 단지 ‘인형’일 뿐이라며 여성신체를 재현한 그 리얼돌의 홍보에는 온갖 성적 대상화와 성폭력 이미지가 넘쳐난다. 실제 여성을 대상으로한 성착취 영상을 ‘인형’을 빌미로 재현하는 것이다.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국내 리얼돌 판매 사이트에는 그동안 가장 우려 되었던 교복을 입은, 청소년 모습을 재현하는 ‘인형’들이 즐비하다. 이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는 없이 이토록 많은 우려와 논란을 낳고 있는 문제를 법원은 다시 사소한 남성개인의 성욕해소로 축소시킨 것이다.

이번 법원의 판결은 상업화된 성착취인 성매매가 개인 간의 은밀한 거래이므로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관점과 정확히 일치하며, 그런 관점이 여성의 인권을 오랫동안 침해하고 저해해온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리얼돌은 이미 여성을 거래 대상으로 보는 성착취 산업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학교 앞까지 우후죽순 ‘리얼돌’ 체험방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형태의 성착취 산업으로 소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남성 성욕의 추구만을 법익으로 판단한 서울 행정법원의 판결에 우리는 깊은 실망과 분노를 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광범위한 포르노 문화와 성착취 산업 속에서 여성의 신체는 이미 성기구화되어 있다. 광범위하게 판매되고 있는 남성의 자위도구인 ‘오나홀’ 역시 살아있는 여성 모델의 질을 그대로 본뜬 물품까지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의 신체를 본뜬 리얼돌의 전면적인 수입 허용은 여성 신체에 대한 또다른 능욕이고, 존엄의 훼손이며, 성착취의 연장이다.

지인 능욕과 딥페이크 포르노 등의 진화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여성 혐오와 여성에 대한 성적 침해가 만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리얼돌은 여성의 신체와 인격을 침해하는 또 다른 매체로서 작동하고 있다. 때문에 많은 여성들은 리얼돌을 ‘강간돌’로 규정하고, 리얼돌 규탄 시위를 펼친 바 있다. 처녀막을 달아서 추가 비용을 받고 리얼돌을 판매하거나, 현존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대로 본뜬 리얼돌을 제작하고, 아동의 신체와 유사한 리얼돌이 제작,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에 한참 뒤떨어진 법원의 무책임한 판결은 또다른 성착취 산업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셈이다.

만연한 강간 문화를 방조하고, 성착취와 포르노를 양산해 온 우리 사회는 ‘N번방’이라는 디지털 성착취를, ‘웰컴 투 비디오’라는 희대의 아동 성착취 사이트라는 절망적 상황을 차례로 불러냈다. 남성의 성적 욕망은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 곧 사회 규범이 되고 문화가 되어 여성과 아동에 대한 착취와 폭력을 승인하고 묵인해왔다. 포르노와 성착취 산업은 남성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서 여성의 신체를 동원하고, 여성을 성기구로만 국한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리얼돌이 단지 욕망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서 성기구로서 이용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법원의 판단은 얼마나 여성의 현실을 외면한 판단인가.

이런 논란이 일때마다 오히려 홍보효과로 인해 국내 판매가 늘어났다는 업체 관련자의 발언과 함께 왜 여성들이 이러한 재현물에 실재하는 공포를 느끼는지를 살펴야 한다. 말할 수 없는 그 ‘인형’들에 자행되는 폭력이 그대로 실제 여성을 향하는 그 지점을 단지 ‘망상’이나 ‘상상’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은, 바로 그 자리를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이들이다.

우리는 여성과 약자를 성적 도구화함으로써 존엄과 인격을 외면하고 성착취 산업을 조장하는 서울 행정법원의 이번 판결을 규탄하며, 정부와 국회는 이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와 대책을 빠른 시일안에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2021년 1월 28일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광주여성의전화 부설 한올지기,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대구여성인권센터, 목포여성인권지원센터 디딤, 수원여성의전화, 인권희망강강술래, 여성인권지원센터‘살림’, 여성인권티움,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제주여성인권연대)

성명/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