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밀양에서의 비극을 멈추어야 합니다- 밀양송전탑 주민 농성장 철거강행을 규탄하며

밀양에서의 비극을 멈추어야 합니다
– 밀양송전탑 주민 농성장 철거강행을 규탄하며

오늘 새벽 대규모 경찰병력을 동원하여, 밀양시가 단장면 용회마을, 상동면 고답마을, 부북면 평밭·위양마을에 각각 들어설 101, 115, 127, 129번 송전탑 공사 예정 부지와 장동마을 입구에 반대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농성장 5곳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에 들어갔다. 현재 경찰의 폭력으로 주민들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와 한전은 아무런 시도나 노력도 없이 결국 폭력을 통해 밀양의 어르신들을 제압하는 것을 택했다. 더는 물러설 데가 없어,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라고 외치고 있는 어르신들은 더 이상 이 나라의 국민도 아니라는 말인가.

정부와 한전은 이토록 잔인한 패륜을 범해가면서 765kV 초고압 송전탑을 건설하려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리로 인한 안전문제로 완공을 못하고 있는 신고리원전 3,4호기의 전력송전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기존 송전선을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 특히 고리1호기 등 노후원전을 가동시키지 않는다면, 아직 착공도 하지 않은 신고리 5,6호기를 건설하지 않는다면 밀양송전탑은 필요조차 없는 사업이라고 한다.
더구나 밀양 주민들은 마을을 관통하는 송전선로를 합리적으로 재조정할 수는 없는지, 지중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요청해 왔다. 그러나 정부와 한전은 단 한뼘도, 한 치도 조정하지 않았고, 주민들과의 대화조차 거부해왔다.
그러는 동안 고 이치우 어르신과 고 유한숙 어르신이 죽음으로 내몰렸다. 고 유한숙 어르신은 돌아가신지 반년이지만, 아직도 장례조차 못치르고 있다. 장례대책 마련은 커녕 최소한 고인과 유족에게 진정성 있는 위로와 사과조차 없다. 또한 어르신들에게 돌아온 것은 돈으로 파괴된 마을공동체와 고소고발 그리고 경찰과 한전의 폭력으로 병원으로 실려 가는 아픔 뿐이었다.

우리 국민들은 아직 세월호의 참사가 준 비통함과 충격이 여전하다. 슬픔과 분노를 넘어 국민을 살리지 못하는 정부와 정치는 이제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바라고 있다. 하지만 지금 밀양에서 송전탑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또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호소한다. 주민들을 힘으로 제압하고, 농성장을 철거하는 것으로 밀양송전탑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밀양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주민들과 타협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정부와 한전은 농성 중인 밀양 주민들과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무능한 정부와 한전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회도 이제 제 기능을 해 줄 것을 요청한다. 여기 또 다른 국민들이 죽어가는 데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부디 이 비극을 멈추기를 바란다.

2014년 6월 11일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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